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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만원 케이크가 '불티'…디저트플레이션 시대 '미친 소비' 광풍크리스마스 케이크의 계절이 돌아왔다. 지난해 신라호텔이 선보인 40만원대 최고가 케이크가 화제를 모았던 것처럼, 올해는 '디저트플레이션' 속에서도 더욱 화려하고 값비싼 케이크들이 주목받고 있다.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달 초콜릿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16.3% 급등하며 16개월 연속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커피값도 가파르게 올랐고, 빵값 역시 6.6% 상승하며 베이커리 제조 원가 부담이 극심하다. 연말연시를 앞두고 초콜릿, 커피, 케이크 가격이 치솟는 디저트플레이션이 현실화된 것이다.이러한 가격 폭등에도 불구하고 수요는 뜨겁다. 지난해 스타벅스 코리아는 조선델리와 협업한 8만9000원짜리 '노엘 트리 케이크'를 하루 만에 완판시켰다. 호텔 제과와 동일한 품질을 매장에서 픽업할 수 있다는 점이 소비자들에게 통했다.호텔업계의 크리스마스 케이크 경쟁은 단순한 디저트 판매를 넘어 브랜드의 정체성과 자존심이 걸린 '브랜딩 전쟁'이다. 파라다이스호텔은 우체통 모양의 '산타 포스트 박스'를, 포시즌스호텔 서울은 트러플 초콜릿 무스를 더한 '다이아몬드 포시즌스 리프'를 선보이는 등 각 호텔은 고유한 콘셉트와 디자인으로 시그니처 케이크 경쟁을 벌이고 있다.호텔 파티시에들은 입체적인 트리나 오너먼트 형태를 구현하기 위해 수십 번의 테스트를 반복한다. 콘셉트 기획과 디자인에만 1~2개월, 식감과 형태를 잡는 시뮬레이션에 한 달 이상이 소요된다. 디자인이 복잡할수록 부드러운 식감을 유지하기 어렵지만, 비주얼이 곧 경쟁력인 만큼 맛과 형태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노력한다.재료 또한 호텔 자존심이다. 지난해 신라호텔이 40만원 케이크에 프랑스 디저트 와인 '샤토 디켐'에 숙성된 과일과 블랙 트러플을 사용했듯, 최고급 재료 사용은 필수다. 하지만 베이커리 업계는 "크리스마스 주간엔 딸기 단가가 너무 오른다"며 원재료 폭등에 비명을 지른다.이 모든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완판 행진이 이어지는 이유는 '작은 사치'를 즐기려는 소비 트렌드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단순히 케이크를 사는 것이 아니라, 연말의 감성과 브랜드를 함께 구매하는 '경험 중심 소비'를 한다. 크리스마스 케이크는 이제 단순한 디저트를 넘어 한 해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상징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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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성 부친, 15년 만에 빚투 입 열었다미국 메이저리그(MLB) 월드시리즈 우승 주역인 LA 다저스 김혜성 선수가 부친의 '빚투'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김 선수 부친 김 씨가 15년 만에 처음으로 공식 입장을 표명하며 채권자 측의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김 씨는 사업 부도로 인해 발생한 원금 1억2000만원 중 이미 9000만원을 상환했음을 강조하며, 채권자가 과도한 이자를 요구하고 아들을 괴롭혀왔다고 호소했다. 이번 부친의 해명으로 '빚투' 논란은 단순 채무 문제를 넘어 이자 및 상환액을 둘러싼 진실 공방으로 확대될 전망이다.12일 이돈호 변호사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된 통화 내용에서 김 씨는 "15년 전 사업 부도로 빚이 생겼지만, 파산 면책을 하지 않고 도의적으로 빚을 갚아왔다"며 운을 뗐다. 그는 채권자의 원금 1억2000만원에 대해 10만원, 50만원, 300만원씩 수년간 상환을 지속해 현재까지 약 9000만원을 지급했다고 주장했다.김 씨는 채권자와의 핵심 쟁점은 이자라고 밝혔다. 그는 "채권자는 원금 1억2000만원에 이자가 8000만원이 붙어 총 2억원이 됐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하나도 갚지 않았을 때의 이자 계산"이라며 "내가 갚은 돈은 원금을 줄인 것이지만, 채권자는 이 돈을 '이자'로 처리하고 원금 전액을 요구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김 씨는 자신의 계산으로는 남은 원금이 3000만원 수준이라고 강조했다.논란이 커지자 김 씨는 최근 채권자와의 협상을 통해 남은 원금과 도의적 책임(2000만원)을 포함해 총 5000만원을 올해 12월 말까지 일시불로 변제하기로 약속했다고 전했다.그러나 김 씨는 채권자가 아들 김혜성 선수를 지속적으로 괴롭혀왔다고 주장하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혜성이가 스무 살 때부터 8년 동안 수백 번 현수막을 거는 등 괴롭힘을 당했다"며 "혜성이가 프로 계약금 1억3500만원 전액을 '아빠 빚 갚는 데 쓰라'고 줬을 정도로 아들의 희생이 컸다"고 밝혔다.김 씨는 14년간 파산 신청을 미루며 빚을 갚으려 노력했지만, 최근 채권자의 과도한 요구가 계속되자 더 이상의 괴롭힘을 막기 위한 '임시방편'으로 결국 파산 신청을 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는 지역 사회와 대중들에게 큰 충격을 주고 있는 '빚투' 논란의 배경과 진실 공방을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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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난아기 비닐봉지에 넣어 죽였는데…'집행유예' 선고한 판사, 대체 왜?비정한 영아 살해 및 유기 사건으로 알려졌던 한 사건의 이면에는 한 여성의 처절하고 안타까운 사정이 숨어 있었다. 법원은 12일, 갓 태어난 아기를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아동학대치사 및 시체은닉)로 기소된 40대 친모 A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하며 차가운 법리 대신 따뜻한 관용을 베풀었다. 이는 피고인의 범죄 사실 자체는 엄중하지만, 그녀가 그러한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던 극한의 상황을 재판부가 깊이 헤아린 결과로 풀이된다. 당초 알려진 파렴치한 범죄자의 모습 뒤에 가려져 있던, 사회적 안전망의 부재가 낳은 한 개인의 비극이 법정에서 비로소 세상에 드러난 것이다.재판 과정에서 밝혀진 A씨의 삶은 그야말로 벼랑 끝에 내몰린 상태였다.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렸던 그녀는 임신 기간 내내 단 한 번도 제대로 된 산부인과 검진을 받지 못했다. 주변의 시선이 두려워 임신 사실조차 철저히 숨겨야만 했다. 재판부는 "가정형편이 너무 어려워 대비를 전혀 하지 못하다 이런 지경에 빠진 것으로 보인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더욱이 A씨에게는 사망한 아기 외에도 여러 명의 자녀가 있었고, 그중에는 장애를 가진 아이도 포함되어 있었다. 만약 A씨가 실형을 선고받고 수감된다면 남은 자녀들, 특히 장애를 가진 아이의 양육에 심각한 공백이 생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재판부는 이러한 모든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A씨를 법정구속하지 않는 결정을 내렸다. 김상곤 부장판사는 "피고인에게는 사망한 아이 말고도 다른 자녀들이 여럿 있고 이 중에는 장애아동도 있다"는 점을 명시하며, "그런 사정들을 고려해서 오늘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한다"고 밝혔다. 이는 단순히 한 개인의 범죄를 처벌하는 것을 넘어, 또 다른 비극을 막고 남겨진 아이들의 삶을 지키기 위한 고심이 담긴 판결이었다. 재판부는 선고를 마치며 A씨를 향해 "사회에 돌아가면 먼저 간 아이를 생각하면서 평생 남은 자녀를 보호하고 양육의 책임을 다해달라"는 간곡한 당부를 덧붙였다.A씨는 지난 2월, 전북 완주군의 자택 화장실에서 홀로 아기를 낳은 뒤 의식이 없는 신생아를 비닐봉지에 넣어 방치해 결국 사망에 이르게 했다. 이후 "갑자기 하혈을 한다"며 119에 신고해 병원을 찾았지만, 출산 흔적을 수상히 여긴 의료진의 신고로 범행이 발각되어 법정에 서게 됐다. 모든 재판이 끝나고, 재판부의 배려가 담긴 선고가 내려지자 A씨는 피고인석에서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숨죽여 울었다. 뒤늦게 떠나보낸 아기를 향한 미안함과 남은 아이들을 지킬 수 있게 된 안도감이 뒤섞인 통한의 눈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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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랑 살 거예요"…장원영, 137억 '효녀 플렉스'의 클라스그룹 아이브(IVE)의 멤버 장원영이 서울의 대표적인 부촌으로 꼽히는 한남동 유엔빌리지 내에 위치한 초고가 빌라를 매입한 사실이 알려져 화제다. 특히 이번 주택 매입이 단순한 재테크 목적을 넘어, 가족과 함께 거주하기 위한 보금자리를 마련하기 위함이라는 사실이 전해지면서 그의 남다른 효심에 대중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소속사 스타쉽엔터테인먼트 측은 아티스트의 개인적인 사안이라며 말을 아끼면서도, 가족이 함께 지낼 집을 마련한 것이라는 입장을 조심스럽게 밝혀 이러한 사실에 무게를 실었다. 이로써 장원영은 최정상 아이돌로서의 성공뿐만 아니라, 가족을 살뜰히 챙기는 따뜻한 면모까지 보여주게 되었다.이번에 장원영이 매입한 주택은 한남동 루시드하우스의 한 세대로, 전용면적 244㎡(약 74평)에 달하는 대형 평수다. 매입 가격은 무려 137억 원에 이르며, 지난 3월 계약을 체결하고 최근 소유권 이전 등기까지 모두 마친 것으로 확인되었다. 더욱 놀라운 점은 등기부등본상 어떠한 근저당권 설정도 되어있지 않다는 사실이다. 이는 통상적으로 주택담보대출 없이 전액 현금으로 거래가 이루어졌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2004년생, 올해 21세인 장원영의 막대한 재력을 실감케 하는 부분이다. K팝 최정상 걸그룹의 센터 멤버로서 그가 이룬 경이적인 성공의 규모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장원영이 새로운 보금자리로 선택한 루시드하우스는 유엔빌리지 내에서도 희소성과 상징성이 높은 최고급 주거 공간으로 정평이 나 있다. 2017년 최초 분양 당시부터 평균 분양가가 40억 원을 훌쩍 넘었을 정도로 높은 가치를 인정받았으며, 단 두 동, 총 15세대로만 구성되어 있어 프라이빗한 생활을 보장한다. 뿐만 아니라 서울의 상징인 한강과 남산을 모두 조망할 수 있는 탁월한 입지 조건까지 갖추고 있어 VVIP들 사이에서도 선호도가 매우 높은 곳으로 알려져 있다. 장원영은 이러한 상징적인 공간을 가족을 위한 안식처로 선택하며 자신의 성공을 가족과 함께 나누는 모습을 보였다.지난 2018년 프로젝트 그룹 아이즈원으로 데뷔하며 혜성처럼 등장한 장원영은, 그룹 활동 종료 후 2021년 아이브로 성공적인 재데뷔를 이루며 명실상부 K팝을 대표하는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다. 음악 활동은 물론 각종 광고와 패션계를 섭렵하며 막강한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으며, 배우로 활동 중인 친언니 장다아와 함께 '우월한 유전자' 자매로도 대중의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어린 나이에 이룬 눈부신 성공을 바탕으로 가족을 위한 통 큰 결정을 내린 그의 행보는 많은 이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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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권을 끝내야 한다"…장동혁, 황교안 체포에 '전쟁' 선포한 진짜 이유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의 1심 선고에 대한 검찰의 항소 포기를 둘러싼 '대통령실 외압 의혹'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며 정국을 뒤흔들고 있다. 국민의힘은 12일,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당 지도부와 전국 각지에서 집결한 1만 5천여 명(당 추산)의 당원들이 운집한 가운데 대규모 규탄대회를 열고 정부·여당을 향한 총공세에 나섰다. 이는 전날 대검찰청과 법무부 청사 앞에서 릴레이 규탄대회를 개최한 데 이은 이틀 연속의 대대적인 장외 투쟁으로, 야당이 이번 사안을 정권의 명운을 건 중대 사건으로 규정하고 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규탄대회의 선봉에 선 장동혁 대표는 "대장동 1심 판결문에 이재명의 이름이 400번 넘게 등장한다"고 포문을 열며, "법원이 대장동 게이트의 몸통은 이재명이라고 대못을 박은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검찰이 포기한 대장동 사건을 국민의힘은 오늘 국민께 항소 제기한다"고 선언하며, "권력이 진실을 바꾸지 못하도록 우리가 역사를 바꾸어야 한다. 이 정권을 끝내야 한다"고 외쳤다. 또한, 내란특검의 황교안 전 총리 체포를 '대장동 항소 포기 물타기'로 규정하고 "이 모든 것이 이재명 한 사람 때문"이라며 당원들의 투쟁 의지를 결집시켰다. 송언석 원내대표 역시 "이재명 정권의 존재 자체가 외압의 실체"라며 국정조사와 특검 도입을 강력히 촉구했다.이번 사태의 발단은 검찰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김만배 씨 등 핵심 인물들의 1심 판결에 대한 항소 시한인 지난 7일 자정까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서 시작되었다. 야당의 거센 반발 속에서 법무부와 검찰 수뇌부의 해명이 엇갈리며 의혹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외압 의혹을 전면 부인했지만,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이 검사들과의 면담에서 "법무차관에게 항소 포기 선택지를 제시받았다"는 취지로 발언한 사실이 알려지며 파문이 일었다. 국민의힘은 정 장관이 "신중히 판단해 달라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말한 것조차 사실상의 '외압 자백'이라며, 단순한 부처 간 협의가 아닌 '용산'의 압박이 작용했다는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이처럼 국민의힘이 연일 공세의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리는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해당 의혹을 '터무니없는 정치 공세'로 일축하며 맞서고 있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야당이 재판만 쳐다보고 있는데 뻔히 들킬 일을 대통령실이 지시해서 그렇게 할 바보들이 세상에 어디 있는가"라고 반문하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대장동 항소 포기라는 이례적인 결정을 둘러싸고 '외압'을 주장하는 야당과 '정치 공세'라며 맞서는 여당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진실을 규명하라는 국민적 요구는 국정조사와 특검 정국으로 빠르게 빨려 들어가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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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국민은 여권비 깎아주고, 외국인엔 '입국세' 폭탄…'오버투어리즘'에 빗장 거는 일본일본 정부가 고질적인 오버투어리즘, 즉 과잉 관광 문제 해결을 위해 칼을 빼 들었다. 넘쳐나는 외국인 관광객으로 인해 발생하는 교통 혼잡, 소음, 쓰레기, 문화재 훼손 등 각종 사회적 문제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 아래, 외국인을 상대로 한 사실상의 '관광세' 도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로 한 것이다. 이는 단순히 관광객 수를 통제하는 것을 넘어, 문제 해결에 필요한 재원을 관광객에게 직접 부담시키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풀이된다. 엔저 현상으로 역대급 호황을 누리고 있는 관광 산업의 그림자를 걷어내기 위한 일본 정부의 고육지책이 시작된 셈이다.가장 먼저 거론되는 방안은 국제관광 여객세, 즉 '출국세'의 대폭 인상이다. 현재 일본에서 출국하는 모든 내외국인에게 1인당 1천 엔(약 9,700원)씩 징수하는 이 세금을 최소 3배 이상인 3천 엔(약 29,000원) 수준으로 올리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이렇게 확보된 추가 세수는 오롯이 과잉 관광 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 마련에 투입될 방침이다. 하지만 이 세금은 국적을 불문하고 일본에서 출국하는 모든 사람에게 부과된다는 점에서, 자칫 일본인들의 해외여행 비용 부담까지 가중시킬 수 있다는 반발에 부딪힐 가능성도 존재한다.출국세 인상과 더불어, 일본 정부는 외국인 관광객을 직접 겨냥한 훨씬 더 강력한 카드도 만지작거리고 있다. 내년 4월 이후 일본을 방문하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단수 비자 발급 수수료를 파격적으로 인상하는 방안이다. 현재 약 3천 엔(약 2만 9천 원) 수준인 비자 수수료를 미국의 관광용 비자 수수료와 비슷한 185달러, 우리 돈으로 약 27만 원에 달하는 금액까지 끌어올리는 것을 검토 중이다. 이는 사실상 저가 여행을 목적으로 일본을 찾는 단기 관광객의 수를 조절하겠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조치로, 관광객 유치 정책의 기조가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음을 시사한다.물론 일본 정부는 출국세 인상으로 인해 자국민이 받게 될 불이익을 최소화하기 위한 당근책도 함께 준비하고 있다. 출국세 인상으로 늘어나는 세수 확대분 일부를 활용하여, 일본인들의 여권 발행 수수료를 인하해 주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출국세 인상으로 인한 부담은 외국인 관광객에게 전가하면서, 그 반대급부로 자국민에게는 혜택을 돌려주겠다는 계산이 깔린 전략이다. 결국 이번 정책은 '환영받지 못하는 관광객'을 선별하고, 관광으로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을 철저히 수익자에게 부담시키겠다는 일본 정부의 새로운 정책 방향을 명확히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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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억 아까우면 '도로 한화' 각오해라'…에이스의 무언의 압박, 선택지는 없다한화 이글스의 내년 시즌 구상에 벌써부터 행복한 고민거리가 생겼다. 올 시즌 팀의 마운드를 든든하게 지킨 외국인 투수 와이스와의 재계약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코디 폰세의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뒤에서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다한 와이스는 이제 한화 선발진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핵심 자원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문제는 그가 단순히 팀 내 성적만으로 평가받는 평범한 선수가 아니라는 점이다. 이미 KBO 무대에서 검증을 마친 에이스급 투수인 그는 메이저리그(MLB) 진출 가능성이라는 가장 강력한 협상 카드를 손에 쥔 채 재계약 테이블에 앉을 전망이다.와이스의 가치가 얼마나 폭등했는지는 그의 연봉 변화 추이만 봐도 명확히 드러난다. 대체 선수로 한화 유니폼을 처음 입을 당시 그의 몸값은 10만 달러에 불과했지만, 정식 계약을 맺으며 26만 달러로 올랐고, 올 시즌 재계약 과정에서는 무려 95만 달러(보장 75만, 인센티브 20만)까지 치솟았다. 1년 남짓한 기간 동안 몸값이 거의 10배 가까이 뛴 셈이다. 이러한 상승세를 고려할 때, 내년 시즌 그의 연봉은 100만 달러 중반대, 한화 기준으로 약 20억 원 수준에서 형성될 것이라는 게 시장의 지배적인 예측이다. 한화 입장에서는 상당한 출혈을 감수해야 하지만, 이미 검증된 에이스를 놓치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시나리오다.그의 성적은 이러한 몸값 상승세가 결코 거품이 아님을 증명한다. 올 시즌 16승 5패, 평균자책점 2.87, 207탈삼진이라는 압도적인 기록을 남겼다. 이는 다른 어떤 팀에 가더라도 에이스 역할을 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성적이다. 일부 MLB 구단들이 그에게 관심을 보이는 것도 당연한 수순이다. 물론 폰세에 비해 그 관심의 정도가 덜하고, 선발보다는 불펜 자원으로서의 가치를 더 높게 평가받는다는 분석도 있지만, 'MLB'라는 이름이 주는 무게감은 협상 과정에서 한화에게 상당한 압박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와이스는 이 카드를 최대한 활용해 자신에게 유리한 계약 조건을 이끌어내려 할 것이다.결국 한화는 선택의 기로에 놓였다. 검증된 에이스를 붙잡아 선발진의 안정을 꾀할 것인가, 아니면 천정부지로 솟은 몸값 부담에 다른 대안을 찾을 것인가. 하지만 답은 이미 정해져 있는지도 모른다. 자칫 협상 타이밍을 놓쳐 와이스가 해외로 눈을 돌리기라도 한다면, 한화의 마운드는 한순간에 붕괴될 수 있다. 이는 팀 성적의 급전직하, 즉 '도로 한화'로의 회귀를 의미한다. 와이스의 가치를 존중하는 합당한 투자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 에이스를 지키기 위한 한화의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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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은 잘 모르는 '세계 4위' 관광 대국…러시아, 독일 부자들의 '최애' 휴양지였다전 세계 관광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며 러시아, 독일, 영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톱4'의 반열에 오른 튀르키예가 올해 3분기,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며 모두를 놀라게 했다. 튀르키예 문화관광부가 공식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 들어 9월까지 단 9개월 만에 관광 수익 500억 달러(약 73조 1000억 원)라는 경이로운 금자탑을 쌓아 올렸다. 같은 기간 튀르키예의 다채로운 매력을 찾아 방문한 해외 방문객의 수는 무려 5000만 명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방문객 수는 1.6%, 관광 수익은 5.7%나 증가한 수치로, 3분기 누적 기준으로 500억 달러의 벽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이번 성과는 단순히 방문객의 숫자만 늘린 양적 팽창을 넘어, 관광 산업의 질적 수준이 한 단계 도약했음을 보여주는 명백한 증거라는 점에서 더욱 깊은 의미를 지닌다. 올해 튀르키예를 찾은 5000만 명의 해외 방문객들은 1인당, 1박 기준으로 평균 103달러(약 15만 원)를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전년 대비 7%나 증가한 액수다. 이는 튀르키예가 더 이상 저가 관광지가 아닌, 방문객들이 기꺼이 지갑을 여는 매력적인 여행지로 자리매김했음을 시사한다. 또한 평균 체류 기간 역시 10.3박으로 집계되어, 스쳐 지나가는 단기 여행이 아닌, 오랜 시간 머물며 현지의 문화를 깊이 체험하는 '체류형 관광'이 성공적으로 안착했음을 입증했다.이러한 괄목할 만한 성과는 순탄한 환경 속에서만 이뤄진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는다. 메흐메트 누리 에르소이 튀르키예 문화관광부 장관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올해는 주변 지역의 분쟁과 지구 온난화로 인한 예측 불가능한 계절적 변화 등 수많은 도전 과제가 산적해 있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이러한 악조건 속에서도 성공적인 국가 전략을 통해 전례 없는 성과를 이뤄냈다고 강조하며, 3분기 만에 500억 달러 수익을 돌파한 역사적인 순간의 의미를 되새겼다. 이는 외부의 위기 상황에 흔들리지 않고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튀르키예 관광 산업의 견고한 저력을 명확히 보여주는 대목이다.튀르키예 문화관광부는 이러한 긍정적인 흐름을 연말까지 이어가겠다는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에르소이 장관은 현재의 추세를 바탕으로 올해 연말까지 관광 수익 목표치를 640억 달러(약 93조 5000억 원)로 설정했으며, 이 목표를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이는 3분기까지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세계 4위의 관광 대국으로서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야심찬 포부다. 수많은 악재를 뚫고 사상 최고의 실적을 써 내려가고 있는 튀르키예의 거침없는 질주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전 세계 관광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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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개치마 아래 뒤바뀐 운명…'춘향단전', 그날 밤의 입맞춤이 모든 걸 바꿨다고전소설 '춘향전'이 품고 있던 또 다른 사랑의 가능성이 무대 위에서 펼쳐진다. 춘향과 몽룡, 변학도의 삼각관계라는 익숙한 구도를 넘어, 춘향의 몸종 향단이 이야기의 중심에 서는 파격적인 시도다. 국립국악원 무용단이 선보이는 '춘향단전'은 제목에서부터 그 의도를 명확히 드러낸다. 붉을 단(丹) 자를 더해 춘향의 그늘에 가려졌던 향단을 전면에 내세우고, 원작보다 한층 더 격정적이고 붉은 사랑을 그리겠다는 포부를 담았다. 모든 비극은 이몽룡이 춘향의 쓰개치마를 쓴 향단을 춘향으로 착각해 입을 맞추는 순간 시작된다. 이 한 번의 입맞춤은 향단의 마음에 걷잡을 수 없는 불씨를 지핀다.원작에서 신분의 벽 앞에 서서 감히 몽룡을 향한 마음을 드러내지 못했던 향단은 '춘향단전'에서 자신의 욕망을 솔직하게 분출하는 인물로 재탄생한다. 몽룡을 향한 연모는 곧 주인 아씨인 춘향에 대한 질투로 변하고, 이 감정의 소용돌이는 극이 진행될수록 점점 더 깊어져 광기 어린 집착으로 치닫는다. 연출을 맡은 김충한 예술감독은 이러한 향단의 변화가 현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극단적인 심리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즉, 고전의 틀 안에 현대인의 복잡하고 뒤틀린 욕망을 투영하여 관객들이 새로운 차원에서 공감할 수 있는 지점을 만들어낸 것이다.하지만 이 새로운 갈등의 중심에도 불구하고, 춘향과 몽룡의 지고지순한 사랑이라는 원작의 큰 줄기는 변하지 않는다. 두 사람의 사랑은 향단의 질투와 집착이 거세질수록 오히려 더 견고해지며, 이는 향단의 비극을 더욱 극대화하는 장치로 작용한다. 결국 자신의 욕망에 충실했던 향단은 사랑을 쟁취하기는커녕, 원작에서보다 훨씬 더 처연하고 고독한 인물로 남겨진다. 신분을 뛰어넘어 사랑을 쟁취한 춘향의 이야기 뒤편에서, 신분의 벽을 넘고자 했으나 끝내 좌절하고 파멸하는 또 다른 여성의 이야기가 처절하게 그려지는 셈이다.이 모든 감정의 소용돌이는 대사 한 마디 없는 무용극으로 펼쳐진다. 국립국악원 무용단원들은 한삼춤, 도열춤, 검무, 기생춤 등 다채로운 춤사위를 통해 인물들의 내면을 섬세하게 표현한다. 특히 국립국악원 창작악단이 만든 주제가는 극의 비극성을 한층 고조시킨다. 정악단 단원들이 직접 부르는 노래는 인물들의 애절한 마음, 특히 이별의 아픔을 절절하게 전달하며 관객의 이해를 돕는다. 광한루를 상징하는 다리 위에서 엇갈리는 인물들의 만남과 헤어짐은 춤과 음악과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 같은 비극을 완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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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만 개의 다짐, 20대 혁신 과제…한화오션, 제조업 최고 안전등급 정조준한화오션이 고질적인 안전 불감증을 뿌리 뽑고 세계 최고 수준의 안전한 사업장을 만들기 위한 대대적인 혁신 작업에 착수했다. 한화오션은 12일 거제사업장에서 김희철 대표이사와 임직원, 협력사 대표까지 한자리에 모여 ‘안전 혁신 선포식’을 열고, 과거의 안일한 관행과 완전히 단절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천명했다. 김희철 대표는 이 자리에서 “가슴 깊이 숨어있는 안전 불감증과 안전을 타협했던 과거의 관성을 버려야 할 때”라고 역설하며, 안전과 관련된 모든 것을 원점에서부터 다시 시작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이 선언이 단순한 구호에 그치지 않도록 대표이사로서 모든 책임을 지고 현장의 변화를 이끌겠다고 약속하며, 기존의 낡은 작업절차서를 불태우는 파격적인 퍼포먼스를 통해 ‘리셋(Re-Set)’의 의미를 분명히 했다.이번 안전 혁신의 핵심은 제도, 시스템, 사람을 아우르는 전방위적인 ‘20대 안전 혁신 과제’ 추진에 있다. 이는 단편적인 개선을 넘어 안전관리 체계의 근본적인 틀을 바꾸겠다는 구상이다. 먼저 제도 측면에서는 안전 수칙 준수가 단순한 의무를 넘어 실질적인 동기부여로 이어지도록 핵심성과지표(KPI)와의 연계를 강화하고, 협력사의 안전 관리 수준을 본사와 동일한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고도화 작업을 진행한다. 또한,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형식적인 절차들은 과감히 폐지하여 실효성 중심의 운영체계를 확립할 방침이다. 이는 보여주기식 안전 관리가 아닌, 실제 현장에서 작동하는 살아있는 제도를 만들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시스템 분야의 혁신은 반복되는 사고의 고리를 끊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중대재해 발생 가능성이 있는 위험 요소를 사전에 제거하는 프로세스인 ‘Safe Guard 119’를 운영하고, 각 안전 제도의 실행 주체와 책임자를 명확히 하는 책임제를 도입한다. 또한, 언제 어디서든 안전 관련 정보를 확인하고 위험 요소를 신고할 수 있는 모바일 안전관리 체계를 구축하여 신속한 대응이 가능하도록 하고, 사고 발생 시에는 근본 원인을 철저히 파악하기 위한 사고조사 고도화 작업도 병행한다. 이는 기술과 시스템을 활용하여 인간의 실수를 최소화하고, 잠재적 위험까지 촘촘하게 관리하겠다는 전략이다.궁극적으로 안전 문화는 사람이 만드는 것이라는 인식 아래, 사람 중심의 혁신 과제도 비중 있게 추진된다. 모든 직급과 기능별로 맞춤형 안전 역량 강화 교육을 시행하고, 특히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외국인 근로자와 협력사 직원을 대상으로 한 교육을 대폭 확대한다. 나아가 노동조합과 회사가 안전 문제에 있어서만큼은 한목소리를 내며 공동의 혁신을 추진하기로 했다. 한화오션은 이러한 내부적인 노력과 더불어, 노르웨이 DNV사와 협력하여 국제 안전경영시스템(ISRS) 등급을 2030년까지 제조업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도 세웠다. 선포식에 참석한 3만여 명의 임직원과 협력사 구성원 전원이 직접 작성한 ‘안전 다짐문’은 거대한 조형물로 제작되어, 매일 현장을 오가며 안전을 최우선으로 되새기는 상징물로 활용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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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안 들이고 우리 아이 근시 막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전 세계적으로 10명 중 3명 이상이 근시를 겪는 가운데, 대한민국의 소아·청소년 시력 문제는 이미 재앙 수준에 이르렀다. 불과 40여 년 전인 1980년대에 9%에 불과했던 국내 소아·청소년의 시력 이상 비율은 2024년 현재 57%까지 치솟으며 6배 넘게 폭증했다. 상황은 갈수록 악화되어, 2016년 조사에서는 13세 청소년의 근시 유병률이 76%에 달했고, 16세 이후에는 20%가 -6디옵터 이상의 고도 근시 판정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2022년 서울 지역 19세 남성의 병역판정검사 결과, 10명 중 7명이 근시, 2명이 고도 근시였다. 전문가들은 지금과 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2050년에는 청소년 10명 중 9명이 근시를 앓게 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이러한 '근시 대란'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단연 디지털 기기의 일상화가 꼽힌다. 유전적 요인도 무시할 수 없지만, 스마트폰, 태블릿, 온라인 학습 등 근거리 작업 시간이 폭발적으로 늘고 반대로 실외 활동 시간은 급격히 줄어든 환경적 요인이 결정타가 되었다. 서울대병원 연구팀이 전 세계 33만여 명의 아동을 분석한 결과는 충격적이다. 하루에 디지털 화면을 1시간 더 볼 때마다 근시 발생 확률이 약 21%씩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하루 1시간을 초과하여 4시간까지 화면에 노출될 때 근시 위험이 현저하게 증가했으며, 이는 눈 건강을 지키기 위한 디지털 기기 사용의 마지노선이 '하루 1시간'임을 명확히 보여준다.그렇다면 우리 아이들의 눈 건강을 지킬 방법은 없는 것일까. 전문가들이 이구동성으로 강조하는 가장 효과적인 예방법은 바로 '하루 2시간 이상의 야외활동'이다. 햇빛을 쬐면 망막에서 도파민이 분비되어 안구의 길이가 비정상적으로 길어지는 것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실내 생활이 길어질수록 이 중요한 과정이 차단되는 셈이다. 이와 함께 생활 습관의 교정도 필수적이다. 독서나 태블릿 사용 시에는 최소 30cm 이상의 거리를 유지하고, 45분간 근거리 작업을 했다면 반드시 10분 이상 먼 곳을 바라보며 눈의 피로를 풀어주어야 한다. 너무 어둡거나 밝은 조명 대신, 위에서 방 전체를 고르게 비추는 조명을 사용하는 것도 눈의 부담을 더는 좋은 방법이다.이미 근시가 시작되었다면 관리는 더욱 중요해진다. 6세 이후부터는 매년 정기적인 안과 검진을 통해 눈의 성장 속도와 근시 진행 정도를 꾸준히 추적 관찰하는 것이 기본이다. 만약 눈앞에 날파리 같은 것이 떠다니는 '비문증'이나 빛이 번쩍이는 '광시증'이 느껴진다면, 이는 망막박리의 전조 증상일 수 있으므로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이러한 위험은 아이들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 40세 이상의 성인 근시 환자는 망막열공, 근시황반변성, 녹내장, 백내장 등 심각한 안과 질환의 발병 위험이 훨씬 높으므로, 최소 1년에 한 번은 눈 내부를 정밀 촬영하는 안저검사를 통해 눈 건강을 점검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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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는 텀블러 쓰는데…'친환경 야구' 비웃는 KBO 선수들의 민낯'2025 K-베이스볼 시리즈' 체코와의 평가전이 막을 내린 서울 고척스카이돔의 더그아웃은 경기의 뜨거운 열기와는 사뭇 다른 풍경을 연출했다. 선수들이 떠난 자리는 마치 '일회용 플라스틱의 무덤'을 연상케 할 만큼 수십 개의 페트병으로 가득했다. 벤치와 바닥에는 선수들이 마시다 남긴 생수와 이온 음료 병들이 아무렇게나 뒹굴고 있었다. 뚜껑이 열린 채 방치되거나 내용물이 절반 이상 남은 것은 물론, 거의 손대지 않은 새것 같은 병들도 쉽게 눈에 띄었다. 한쪽 구석에는 에너지바 포장지 같은 다른 쓰레기들과 뒤엉켜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경기 후 뒷정리를 하던 한 환경미화원은 "경기가 끝나면 항상 이런 식"이라며 "먹다 남은 음료를 일일이 비우고 라벨까지 제거해야 해서 일반 쓰레기보다 처리 과정이 두세 배는 더 번거롭다"고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이러한 더그아웃의 풍경은 최근 몇 년간 KBO와 각 구단이 대대적으로 외쳐온 '친환경 야구'라는 구호와 정면으로 배치된다. 현재 KBO리그는 팬들을 대상으로 야구장 내 다회용기 사용을 권장하고, 플라스틱 응원 도구 대신 재활용 가능한 용품을 쓰는 캠페인을 벌이는 등 ESG 경영을 적극적으로 실천하고 있다. 팬들의 동참으로 '일회용품 없는 야구장' 문화가 조금씩 뿌리내리고 있는 상황에서, 정작 그라운드의 주인공인 선수들이 머무는 공간에서부터 대량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쏟아져 나오는 것은 심각한 아이러니다. 이는 팬들에게는 친환경 실천을 독려하면서 정작 선수단은 일회용품 낭비에 앞장서는 '이중적인' 행태로 비칠 수 있으며, 리그 전체의 친환경 정책에 대한 진정성마저 의심하게 만드는 대목이다.물론 더그아웃에 선수들을 위한 노력이 전무했던 것은 아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공식 후원사의 대용량 스포츠음료 음수대와 종이컵을 비치해두었다. 하지만 현장에 나뒹구는 일회용 페트병의 수를 고려하면, 과연 얼마나 많은 선수가 이 음수대를 적극적으로 이용했는지는 의문이다. 개인의 기호나 편의성을 이유로 개별 포장된 음료를 선호할 수는 있지만, 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로서 보여주기에는 아쉬운 모습이다. 메이저리그의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가 평소 개인 텀블러를 휴대하며 물을 마시는 작은 실천이 팬들에게 큰 울림을 주는 것처럼, KBO 선수들 역시 사회적 책임감을 갖고 모범을 보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친환경 야구'는 거창한 구호가 아닌 사소한 실천에서 비롯된다. KBO와 10개 구단은 지금이라도 더그아웃 내 일회용품 사용 실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실질적인 개선책을 마련해야 한다. 단순히 후원사의 음수대를 설치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선수들이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있는 정수기나 별도의 음수대 설치를 의무화하고, 선수단 스스로가 다소 번거롭더라도 개인 텀블러나 리필 가능한 물병을 사용하도록 강력히 권고해야 한다. 리그의 얼굴인 선수단이 앞장서서 변화하지 않는 한, 팬들에게만 친환경을 강조하는 KBO의 슬로건은 결국 공허한 메아리로 남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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