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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 '조직' vs 김민석 '민심' 정면충돌더불어민주당이 탈당이나 제명 등으로 비어 있는 일부 지역위원장 자리를 해당 지역 기초단체장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하기로 뜻을 모았다. 민주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는 지난 24일 이 같은 방침을 최고위원회에 보고했으며, 26일 열린 비공개 최고위에서도 8월 전당대회까지 단체장 대행 체제를 유지하는 방안이 심도 있게 논의됐다. 당 지도부는 이르면 오는 29일 최종 의결을 거쳐 당무위원회에 부의할 것으로 보이나, 당권 주자 간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이번 조치로 직무대행 체제가 도입되는 곳은 서울 동작갑, 동대문을, 강서갑 등 주요 전략 지역이다. 류삼영 동작구청장과 최동민 동대문구청장, 진교훈 강서구청장 당선인 등이 각 지역위원장의 업무를 대신하게 된다. 문제는 이들이 모두 정청래 전 대표 체제에서 공천을 받아 당선된 인물들이라는 점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정 전 대표가 전당대회를 앞두고 자신의 영향력 아래에 있는 단체장들을 통해 지역 조직을 장악하려는 포석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실제로 지역위원장은 전당대회 국면에서 권리당원 명부에 접근할 수 있고 각종 행사를 주도할 수 있어 선거 결과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정 전 대표의 경쟁 후보 측에서는 특정 후보와 가까운 단체장들이 지역 조직을 관리하는 것이 경선의 공정성을 해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반면 당 지도부는 대선과 지방선거 이후 조직 안정화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입장이지만, 당내에서는 '자기 사람 심기'를 통한 세력 확장이라는 비판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당권 주자들의 정책 행보도 갈수록 선명해지고 있다. 정 전 대표와 김민석 국무총리는 검찰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론을 두고 주도권 다툼을 벌이며 당심 공략에 나섰다. 정 전 대표는 여성 당선인 워크숍에 참석해 시민사회가 주도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공동 발의자로 참여하겠다며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이는 당내 강성 지지층인 이른바 '개딸' 세력의 지지를 공고히 하여 경선 승기를 잡으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반면 김 총리는 국정 운영의 책임감을 강조하면서도 호남 민심을 파고드는 행보를 보였다. 그는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를 찾아 청년 정치인들을 대상으로 강연하며 'DJ 정치론'을 설파했다. 여론조사 지표에서는 김 총리가 앞서가는 형국이다. 한국갤럽이 발표한 차기 당대표 선호도 조사에서 김 총리는 민주당 지지층으로부터 45%의 지지를 얻어 24%에 그친 정 전 대표를 크게 앞섰다. 하지만 조직표가 동원되는 전당대회 특성상 실제 결과는 안개 속이라는 분석이 많다.당권 경쟁이 과열되면서 중진 의원들을 중심으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박지원 의원은 이미 합의된 사안인 보완수사권 폐지를 다시 쟁점화하는 것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냈고, 김남준 의원은 후보들 간의 분열과 배제의 언어를 자제해달라고 촉구했다. 전당대회가 다가올수록 지역 조직 대행 체제를 둘러싼 공정성 시비와 정책 선명성 경쟁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이며, 이는 민주당의 향후 진로를 결정짓는 중대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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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포기 전 '이것' 하면 빚 다 떠안는다부모님이 남긴 유산이 재산보다 빚이 더 많을 경우, 상속인은 법적 절차를 통해 자신을 보호해야 한다. 우리 민법은 이를 위해 상속포기와 한정승인이라는 두 가지 핵심 제도를 마련해 두고 있다. 상속포기는 피상속인의 재산과 채무 모두를 완전히 거부하는 의사표시로, 법적으로 처음부터 상속인이 아니었던 상태가 된다. 반면 한정승인은 상속을 받아들이되 물려받은 재산의 범위 내에서만 빚을 갚겠다는 조건부 승인이다. 두 제도 모두 상속 개시를 안 날로부터 반드시 3개월 이내에 가정법원에 신고해야 법적 효력을 얻을 수 있다.상속포기를 결정할 때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은 '나 혼자'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선순위 상속인인 자녀들이 모두 상속을 포기하면 그 채무는 다음 순위인 손자녀나 조부모 등에게 승계된다. 실제로 자녀들만 포기 신고를 했다가 뒤늦게 어린 손주들이 빚 독촉을 받는 비극적인 사례가 종종 발생한다. 따라서 빚 상속을 완전히 끊어내려면 차순위 가족들까지 포함해 동시에 포기 절차를 밟는 것이 실무적으로 안전하다. 가족 간의 구두 합의나 사적인 각서는 법원에서 인정되지 않으므로 반드시 공식적인 법적 절차를 거쳐야 한다.만약 부모님이 돌아가신 지 3개월이 지난 후에야 몰랐던 빚이 발견되었다면 '특별한정승인' 제도를 활용할 수 있다. 상속인이 중대한 과실 없이 채무 초과 사실을 알지 못했다는 점을 입증한다면, 그 사실을 안 날로부터 다시 3개월 이내에 한정승인을 신청할 기회가 주어진다. 특히 고인이 가족에게 숨긴 사적인 연대보증 채무는 금융조회 시스템에서도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이 제도가 유일한 구제책이 되기도 한다. 미성년 상속인 역시 성년이 된 후 빚이 더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면 동일한 보호를 받을 수 있다.채권자와의 소송 문제도 상속인이 미리 대비해야 할 대목이다. 상속포기를 마쳤더라도 채권자가 소송을 제기해 온다면 법정에서 포기 사실을 적극적으로 증명해야 한다. 만약 법적 대응을 게을리하여 패소 판결이 확정되면, 이미 상속포기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채무를 변제해야 하는 억울한 상황에 부닥칠 수 있다. 한정승인의 경우 판결문에 '상속받은 재산 범위 내에서'라는 문구가 명시되어 강제집행의 범위가 제한되지만, 채무 자체의 존재는 인정되므로 판결 이후의 집행 과정까지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상속 절차를 밟기 전 절대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은 상속재산을 임의로 처분하는 것이다. 부모님의 예금을 인출하거나 유품 중 가치가 있는 물건을 매각하는 행위는 민법상 '단순승인'으로 간주된다. 일단 단순승인으로 인정되면 이후에는 상속포기나 한정승인을 신청할 수 있는 권리가 박탈되어 모든 빚을 고스란히 떠안게 된다. 따라서 채무 규모가 불분명한 상황에서는 차량 매각이나 보험금 수령 등 재산에 손을 대기 전에 반드시 법률 전문가의 자문을 구하는 것이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하는 길이다.상속은 단순히 부의 대물림을 넘어 예상치 못한 빚으로부터 가족의 삶을 지키는 과정이기도 하다. 법이 정한 3개월이라는 기한은 생각보다 짧으며, 입증 책임 또한 상속인에게 있는 경우가 많아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안심상속 서비스를 통해 고인의 재산 상태를 면밀히 파악하고, 상황에 맞는 법적 수단을 선택하는 지혜가 요구된다. 법은 권리 위에 잠자는 자를 보호하지 않는다는 격언처럼, 미리 관련 상식을 숙지하고 신속하게 대응할 때 비로소 빚의 굴레에서 벗어나 평온한 일상을 유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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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손으로 잔해 파헤치는 베네수엘라의 절규베네수엘라를 강타한 규모 7.5의 연쇄 강진으로 인한 인명 피해 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베네수엘라 보건부는 현지 시간 25일 기준으로 최소 235명이 숨지고 4,300명 이상이 다친 것으로 공식 집계했다. 하지만 통신이 두절된 지역이 많고 무너진 건물 잔해 아래 매몰된 인원만 200여 명에 달해 실제 희생자 수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우려된다. 민간 차원에서 운영되는 실종자 추적 사이트에는 이미 4만 6천 명 이상의 행방불명 신고가 접수되어 현장의 비극적인 상황을 대변하고 있다.지진 발생 후 30시간이 지나면서 생존자를 구출할 수 있는 이른바 '골든타임' 확보를 위한 사투도 치열해지고 있다. 통상적으로 지진 발생 후 48시간 이내를 생존 가능성이 가장 높은 시기로 보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매몰자들의 생존 확률은 희박해진다. 현지 주민들과 자원봉사자들은 전문 장비가 부족한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삽과 맨손을 동원해 콘크리트 더미를 파헤치고 있다. 가족의 생사조차 확인하지 못한 이들은 절규하며 잔해 속에서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피해 지역의 거주 여건은 처참한 수준이다. 항구도시 라과이라와 수도 카라카스 일대의 주민들은 계속되는 여진의 공포로 인해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 채 공원과 광장에서 노숙을 이어가고 있다. 학교와 경기장 등이 임시 대피소로 지정되었으나 쏟아져 나오는 이재민을 수용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전력과 통신망마저 끊겨 외부와의 소통이 차단된 주민들은 어둠 속에서 추위와 배고픔, 그리고 언제 다시 닥칠지 모르는 진동에 떨며 불안한 밤을 보내고 있다.국제사회는 비극을 맞이한 베네수엘라를 돕기 위해 신속하게 움직이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미국의 행보다. 미 남부사령부는 해병대 소장을 카라카스에 급파해 구호 작전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불과 6개월 전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체포하기 위해 군사작전을 펼쳤던 미군이 이번에는 수송기와 헬기를 동원해 구조 인력과 물자를 실어 나르는 구호의 손길을 내밀었다는 점은 국제 정치적으로도 상당한 의미를 지닌다.유엔과 국제적십자사 역시 긴급 자금을 투입하고 전 세계 도시수색구조팀의 파견을 조율 중이다. 유럽연합은 위성 시스템을 가동해 피해 지역의 지형 변화를 분석하고 있으며, 스페인과 독일, 스위스 등 유럽 각국은 전문 구조대와 수색견을 현지로 보내고 있다. 멕시코와 콜롬비아를 비롯한 중남미 이웃 국가들도 의료진과 구호물자를 지원하며 형제국의 아픔을 나누고 있다. 민간 영역에서는 스페이스X가 위성 인터넷을 무료로 개방하며 통신 복구에 힘을 보탰다.현재 베네수엘라 전역은 거대한 장례식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깊은 슬픔에 잠겨 있다. 거리 곳곳에는 주인을 잃은 시신들이 놓여 있고, 가족의 이름을 부르는 주민들의 통곡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국제사회의 전폭적인 지원이 이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워낙 피해 범위가 넓어 복구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한 명의 생명이라도 더 구하기 위한 국제 구조대와 현지 주민들의 필사적인 수색 작업은 멈추지 않고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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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희 별세, 1세대 인플루언서 비보온라인 콘텐츠 시장의 기틀을 닦았던 1세대 인플루언서이자 패션 브랜드 아브컬렉션을 이끌어온 이주희 대표가 향년 44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유족은 지난 25일 고인의 공식 소셜 미디어를 통해 갑작스러운 비보를 전하며 깊은 슬픔에 잠겨 있음을 알렸다. 당초 모든 장례 절차를 마친 뒤 소식을 전하려 했으나, 평소 고인과 밀접하게 소통하던 많은 이들의 걱정과 안부 문의가 잇따르자 조심스럽게 먼저 소식을 전하게 되었다는 설명이다.고인의 사망 소식이 더욱 큰 충격으로 다가온 이유는 불과 며칠 전까지도 대중과 활발히 교감해왔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세상을 떠나기 닷새 전까지 어린 딸과 함께하는 평범하고 따뜻한 일상을 공유하며 팬들과 대화를 나누었다. 심지어 사망 전날까지도 평소와 다름없이 공동구매를 진행하며 사업가로서의 열정을 보였던 만큼, 갑작스러운 사고로 전해진 비보는 지인들과 팬들에게 형언할 수 없는 허망함을 안겼다.이주희 대표가 과거 출연했던 강연 프로그램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 제작진도 고인의 마지막 길을 깊이 애도했다. 제작진은 고인이 생전에 강조했던 '미친 자신감'과 '허황된 꿈을 잘게 쪼개 실행하라'는 메시지가 수많은 이들에게 용기를 주었음을 상기시켰다. 진솔한 소통을 통해 선한 영향력을 전파하고자 했던 고인의 따뜻한 마음을 기억하겠다는 제작진의 추모사는 강연을 시청했던 많은 이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다.연예계와 인플루언서 동료들의 슬픔도 깊다. 친언니인 이선희 씨는 동생을 다시는 만날 수 없는 곳으로 떠나보낸 참담한 심경을 전하며 안타까움을 더했다. 개그맨 정성호의 아내 경맑음을 비롯해 김준희, 허안나 등 평소 고인과 각별한 친분을 유지해온 지인들은 댓글과 개인 계정을 통해 고인에 대한 사랑과 그리움을 표했다. 누리꾼들 역시 얼마 전까지 댓글로 소통했던 고인의 모습을 떠올리며 명복을 비는 메시지를 남기고 있다.이주희 대표는 인플루언서라는 개념이 생소하던 초기 시절부터 독보적인 감각과 소통 능력으로 이름을 알린 인물이다. 단순히 유명세를 누리는 데 그치지 않고 자신의 감성을 담은 패션 브랜드 아브컬렉션을 성공적으로 론칭하며 역량 있는 사업가로서의 입지도 굳건히 다졌다. 그녀가 보여준 도전 정신과 일과 가정을 조화롭게 꾸려가는 모습은 많은 여성들에게 롤모델이 되었으며, 그녀의 브랜드는 많은 충성 고객을 확보하며 성장해왔다.갑작스러운 사고로 생을 마감한 이 대표의 빈자리는 그녀가 남긴 긍정의 메시지들로 채워지고 있다. 생전 그녀가 강조했던 자신감과 도전의 가치는 그녀를 기억하는 많은 이들의 삶 속에 이정표로 남게 됐다. 유족은 고인이 편안히 쉴 수 있도록 따뜻한 추모를 당부했으며, 온라인상에서는 고인이 남긴 콘텐츠와 강연 영상을 다시 찾아보며 그녀가 세상에 남긴 선한 흔적들을 기리는 작업이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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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에 덜미, '경우의 수' 늪 빠진 한국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의 북중미 월드컵 32강 진출 전선에 비상이 걸렸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지난 25일 열린 A조 최종전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에 0-1로 패하며 자력 진출의 기회를 날려버렸다. 비기기만 해도 조 2위를 확보할 수 있었던 유리한 고지에서 당한 패배라 충격은 더 컸다. 1승 2패, 승점 3점에 머문 한국은 이제 각 조 3위 팀 중 성적이 좋은 8개 팀 안에 들어야만 토너먼트에 합류할 수 있는 처절한 '경우의 수' 싸움에 돌입했다.당초 슈퍼컴퓨터는 한국의 32강행 가능성을 90% 이상으로 낙관했으나, 남아공전의 무기력한 패배 이후 상황은 급격히 악화됐다. 이번 대회는 48개국 체제로 확대되면서 조 3위에게도 기회가 주어지지만, 승점 3점은 통과를 장담하기 어려운 불안한 수치다. 한국은 현재 골득실 -1과 다득점 2골이라는 성적표를 들고 타 조의 경기 결과를 초조하게 지켜봐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승점 4점을 확보한 조 3위 팀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한국의 입지는 더욱 좁아지고 있다.한국에 가장 유리한 시나리오는 이미 진출을 확정한 강팀들이 하위권 팀들을 압도적으로 꺾어주는 것이었다. 하지만 26일 펼쳐진 경기들은 한국의 바람과는 정반대로 흘러갔다. 이미 토너먼트행을 확정 지은 강호들이 로테이션을 가동하며 느슨한 경기를 펼친 틈을 타, 벼랑 끝에 몰린 약체들이 반전의 드라마를 썼기 때문이다. 이러한 '자이언트 킬링'의 속출은 와일드카드 경쟁에서 승점 3점에 불과한 한국에 치명적인 독으로 작용하고 있다.실제로 전차군단 독일은 에콰도르에 역전패를 당하며 이변의 희생양이 됐다. 이 승리로 에콰도르는 승점 4점을 챙기며 한국을 제치고 조 3위 랭킹 상단에 이름을 올렸다. 뒤이어 열린 F조 경기에서도 일본이 스웨덴과 무승부를 기록하며 한국의 희망을 꺾었다. 만약 일본이 큰 점수 차로 승리했다면 한국이 스웨덴을 밀어낼 수 있었으나, 스웨덴이 승점 4점을 확보하며 안정권에 접어들었다. 독일과 일본 모두 결과적으로 한국의 도우미가 되지 못했다.D조의 상황 역시 절망적이었다. 호주와 파라과이가 0-0 무승부를 기록하며 나란히 승점 4점 고지에 올랐다. 이로써 한국보다 앞선 성적을 거둔 조 3위 팀들이 대거 늘어났고, 축구 통계 업체 옵타가 계산한 한국의 32강 진출 확률은 54.45%까지 곤두박질쳤다. 이는 와일드카드 경쟁을 벌이는 12개국 중 10위에 해당하는 낮은 수치다. 사실상 탈락을 걱정해야 할 정도로 생존 가능성이 반토막 난 셈이다.한국 축구의 운명이 타국의 발끝에 달려 있는 서글픈 현실 속에 팬들은 실시간으로 상황을 공유하며 기적이 일어나길 바라고 있다. 온라인상에서는 남은 조들의 결과를 예측하는 빙고판이 유행할 정도로 긴장감이 팽배하다. 물론 확률은 통계일 뿐이며 아직 모든 경기가 끝난 것은 아니다. 27일부터 이어질 G조와 K조의 최종 결과가 나올 때까지 홍명보호와 축구 팬들의 고통스러운 기다림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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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산 용추계곡, 상수원이 품은 '비밀의 숲'광주의 영산 무등산 장불재 샘골에서 발원한 물줄기가 고산 초원을 지나 도심으로 향하는 길목에는 용추계곡이라는 숨겨진 비경이 자리한다. 해발 900m 높이에서 시작된 물길은 용추폭포를 거쳐 제2수원지에 머물며 시민들의 소중한 생명수가 된다. 약 4km에 걸쳐 이어지는 이 계곡은 깎아지른 듯한 기암절벽과 하늘을 가린 울창한 숲이 어우러져 무등산 내에서도 손꼽히는 절경을 자랑한다. 특히 상수원보호구역이라는 특수성 덕분에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천연림이 고스란히 보존되어 있어 걷는 내내 태고의 신비로움을 만끽할 수 있다.계곡 입구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반기는 것은 청량한 물소리와 숲의 숨소리가 어우러진 자연의 합창이다. 제2수원지 정문 옆으로 난 좁은 오솔길을 따라 발을 들이면 도심의 소음은 어느덧 멀어지고 깊은 산중의 고요함이 온몸을 감싼다. 무릎 높이까지 자란 풀들이 길을 가로막기도 하지만, 이슬 머금은 풀잎을 헤치며 나아가는 과정은 마치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는 듯한 설렘을 준다. 바짓단을 적시는 차가운 감촉과 코끝을 스치는 진한 흙내음은 잊고 지냈던 유년 시절의 산행 기억을 소환하며 마음의 긴장을 해제시킨다.숲길을 따라 30분 정도 걸어 들어가면 비로소 계곡의 진면목이 드러난다. 바위틈을 굽이치며 흐르는 물은 곳곳에 작은 웅덩이를 만들고, 낮은 단차를 이용해 앙증맞은 폭포들을 빚어낸다. 거대한 규모는 아니지만 숲과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이 작은 물줄기들은 용추계곡만의 깊은 정취를 완성하는 핵심 요소다. 물길의 정점에는 용이 승천했다는 전설을 품은 용추폭포가 자리하는데, 폭포 아래 깊게 패인 소(沼)는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 속까지 시원하게 만드는 마력을 지녔다.계곡을 벗어나면 길은 점차 가팔라지며 숲의 밀도를 높인다. 서늘한 계곡 바람이 땀방울을 식혀줄 무렵, 만연산과 너와나목장 등 여러 갈래길이 만나는 길목에 다다른다. 이곳에서부터 무등산의 상징적인 쉼터인 중머리재까지는 약 400m의 짧지만 가파른 구간이 이어진다. 거친 숨을 몰아쉬며 한 걸음씩 내딛다 보면 나뭇잎 사이로 부서지는 햇살과 바람에 흔들리는 숲의 노래가 지친 산객을 응원한다. 배낭끈을 다시 조여 매고 마지막 오르막을 넘어서면 마침내 시야가 탁 트이는 고개에 서게 된다.해발 617m에 위치한 중머리재는 스님의 머리처럼 둥글고 나무가 없는 넓은 초지로 이루어져 있다. 예부터 광주와 화순을 잇던 옛길의 중심이자 무등산 등반객들이 반드시 거쳐 가는 만남의 광장이다. 이곳에 서면 방금 지나온 안양산과 만연산의 능선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며 산행의 성취감을 극대화한다. 매년 새해 첫날이면 수많은 이들이 일출을 보기 위해 모여드는 이곳은 무등산의 심장부로서 시민들의 희망과 염원을 오랫동안 품어온 상징적인 공간이기도 하다.두 달여 전 첫발을 뗐던 무돌길 트레킹은 용추계곡의 맑은 물과 중머리재의 시원한 바람을 만나며 절정에 달했다. 계절의 변화를 온몸으로 느끼며 걸어온 여정은 단순히 산을 오르는 행위를 넘어 자연과 교감하며 내면을 정돈하는 시간이 되었다. 무등산은 용추계곡의 원시림과 중머리재의 너른 품을 통해 지친 현대인들에게 다시 살아갈 에너지를 아낌없이 나누어 주었다. 산행을 마친 이들의 마음속에는 초록빛 이끼와 맑은 물소리로 기억될 또 하나의 계절이 깊게 새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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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만 명 홀린 서울사진축제, 5년 만의 화려한 귀환오랜 기다림 끝에 다시 문을 연 서울사진축제가 두 달간의 대장정을 마치고 화려한 마침표를 찍었다. 서울시립미술관은 지난 4월부터 6월 중순까지 서울시립 사진미술관에서 진행된 '2026 서울사진축제'가 누적 관람객 8만 명을 돌파하며 성황리에 종료되었다고 발표했다. 이번 축제는 단순한 작품 전시를 넘어 시민들이 사진을 매개로 소통하고 창작하는 복합 문화의 장으로 거듭나며, 5년이라는 공백기가 무색할 만큼 뜨거운 열기 속에 진행되었다.올해 축제의 핵심 키워드는 '컴백홈(Come Back Home)'이었다. 새롭게 개관한 사진 전용 미술관을 '사진의 집'으로 명명하고, 집이라는 공간이 지닌 물리적 의미를 넘어 개인의 기억과 감정이 얽힌 정서적 장소로 재조명했다. 오석근, 박형렬, 한영수 등 국내외에서 주목받는 작가 23팀이 참여하여 각기 다른 시선으로 해석한 '집'의 풍경을 선보였다. 관람객들은 렌즈를 통해 투영된 집의 경계와 연대, 그리고 이동의 역사를 마주하며 자신만의 공간에 대한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을 가졌다.축제의 성공 비결은 단순히 보는 전시에 그치지 않고 '읽고, 말하고, 공유하는' 참여형 프로그램의 확장에 있었다. 축제 기간 마련된 아티스트 토크와 워크숍 등에는 1,200명이 넘는 인원이 몰려 사진 예술에 대한 대중의 높은 갈증을 확인시켜 주었다. 특히 국내에서 처음으로 상영된 다큐멘터리 '개리 위노그랜드' 관련 프로그램은 예약 시작과 동시에 매진 사례를 기록하며 사진 애호가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시민들이 직접 주인공이 되는 프로젝트 역시 축제의 백미였다. 사진 공유 프로젝트인 '집-들이!'에는 전국 각지에서 200여 건의 작품이 접수되어 시민들의 일상이 예술로 승화되는 과정을 보여주었다. 이 중 엄선된 32점의 작품은 미술관 로비에서 별도의 전시를 통해 관람객들을 만나고 있다. 전문가의 시선과 시민의 기록이 한 공간에서 어우러지는 모습은 이번 축제가 지향한 '모두의 사진축제'라는 슬로건을 완벽하게 구현해냈다는 평을 받는다.서울시립미술관 측은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서울사진축제를 지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사진 행사로 육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코로나19라는 긴 터널을 지나 사진미술관이라는 전용 공간에서 재개된 만큼, 향후 더욱 전문적이고 다각화된 기획을 통해 사진 예술의 저변을 넓혀갈 계획이다. 특히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누구나 사진가가 될 수 있는 시대적 흐름에 맞춰, 사진이 가진 기록과 예술의 가치를 동시대적 감각으로 풀어내는 시도를 지속할 예정이다.이번 축제는 사진이라는 매체가 가진 강력한 연결의 힘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준 계기가 되었다. 60일간 미술관을 가득 메운 8만 명의 발걸음은 사진이 더 이상 일부 전문가의 전유물이 아닌, 우리 모두의 삶을 기록하고 위로하는 보편적인 언어임을 증명했다. 축제는 막을 내렸지만, 시민들이 남긴 기록과 기억은 서울시립 사진미스트관의 새로운 역사로 남게 되었다. 행사는 종료되었으나 선정된 시민 작품 전시는 오는 7월 5일까지 이어지며 축제의 여운을 이어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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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전 키위 한 알, 혈당 스파이크 막는 비결대한민국 성인 10명 중 4명이 당뇨병 전단계에 진입했다는 통계가 나오면서 혈당 관리는 이제 특정 환자만의 문제가 아닌 보편적인 건강 과제가 되었다. 대한당뇨병학회의 2024년 자료에 따르면 30세 이상 성인의 약 41%가 당뇨 고위험군으로 분류되며, 이는 평소 식습관 교정이 절실한 인구가 우리 사회의 절반에 육박함을 시사한다. 많은 이들이 혈당 수치를 낮추기 위해 가장 먼저 탄수화물과 과일을 식단에서 배제하려 하지만, 전문가들은 무조건적인 절제보다 영양소의 조화를 고려한 전략적 섭취를 강조하고 있다.과일은 단순한 당 덩어리가 아니라 식이섬유와 비타민, 미네랄이 응축된 천연 영양 공급원이다. 가공된 디저트나 액상 과당 음료는 체내 흡수가 빨라 혈당 스파이크를 유발하지만, 생과일 원물은 식이섬유가 당의 흡수 속도를 늦추는 완충 작용을 한다. 혈당이 걱정된다는 이유로 과일을 완전히 끊으면 오히려 필수 미량 영양소 섭취 기회를 잃게 되어 장기적인 건강 유지에 불리할 수 있다. 따라서 과일을 배척하기보다 혈당 지수(GI)가 낮은 종류를 선별해 적정량을 먹는 지혜가 필요하다.혈당 조절의 승부처는 탄수화물의 소화 속도를 결정짓는 식이섬유에 있다. 식이섬유는 장 내에서 음식물과 섞여 포도당이 혈액으로 유입되는 속도를 지연시키는 역할을 한다. 특히 수용성 식이섬유인 펙틴이 풍부한 식품은 음식물의 부피를 늘려 포만감을 주고 급격한 혈당 상승을 억제하는 데 효과적이다. 이러한 원리를 활용해 식사 중 탄수화물 비중이 높은 한국인들은 식이섬유가 풍부한 과일이나 채소를 곁들임으로써 식후 혈당 반응을 한층 완만하게 조절할 수 있다.이 과정에서 주목받는 과일이 바로 키위다. 키위는 저혈당 식품의 기준인 GI 지수 55보다 낮은 51을 기록하며, 풍부한 식이섬유와 유기산을 함유해 당 흡수를 효과적으로 늦춘다. 특히 키위 한 알에는 약 2.3g의 식이섬유가 들어있어 혈당 관리가 필요한 이들에게 훌륭한 대안이 된다. 다만 영양소 파괴를 최소화하기 위해 즙이나 스무디 형태보다는 과육의 식감이 그대로 살아있는 원물 상태로 섭취하는 것이 식이섬유의 기능을 극대화하는 방법이다.섭취 시점 또한 혈당 관리의 효율을 높이는 중요한 변수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탄수화물 위주의 식사를 하기 약 30분 전에 키위와 같은 식이섬유 풍부 과일을 미리 먹었을 때 식후 혈당 최고치가 눈에 띄게 낮아지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는 밥이나 면을 주식으로 하는 식문화에서 과일을 후식이 아닌 '전식'으로 활용하는 발상의 전환이 혈당 스파이크를 예방하는 실질적인 대책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결국 지속 가능한 혈당 관리는 특정 음식을 금기시하는 공포 마케팅에서 벗어나 균형 잡힌 식습관을 설계하는 데서 시작된다. 개인의 건강 상태와 활동량에 맞춰 적절한 과일 종류와 섭취 시기를 조절하는 것이 일상에서 혈당을 다스리는 가장 합리적인 방법이다. 무작정 굶거나 과일을 멀리하기보다는 전문가의 상담을 통해 자신에게 맞는 섭취 기준을 세우고, 자연 원물이 주는 영양적 이점을 충분히 누리며 건강한 생활을 유지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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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럭셔리 넘어 고성능 정조준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럭셔리 자동차 브랜드 제네시스가 고성능 영역과 모터스포츠 무대로의 본격적인 확장을 선언하며 브랜드의 새로운 장을 열고 있다. 제네시스는 26일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된 '2026 부산모빌리티쇼'를 통해 고성능 라인업인 '마그마'의 정체성을 담은 콘셉트 모델과 실제 내구 레이스에 투입되는 하이퍼카를 아시아 최초로 선보였다. 이는 출범 10년 만에 구축한 프리미엄 이미지를 바탕으로, 기술적 한계에 도전하는 고성능 브랜드로서의 서사를 구축하겠다는 전략적 행보로 풀이된다.이번 행사에서 가장 주목받은 '마그마 GT 콘셉트'는 제네시스가 지향하는 럭셔리 고성능의 미래를 시각적으로 구현한 모델이다. 브랜드 특유의 디자인 철학인 역동적인 우아함을 유지하면서도, 트랙 주행에 최적화된 공기역학적 설계와 낮고 넓은 차체 비율을 통해 강력한 퍼포먼스를 암시했다. 특히 운전자의 주행 몰입감을 극대화한 실내 설계는 향후 출시될 양산형 고성능 모델의 방향성을 제시하며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함께 공개된 'GMR-001 하이퍼카' 디자인 모델은 제네시스의 모터스포츠 도전 정신을 상징하는 핵심 결과물이다. 이 모델은 세계 최고 권위의 내구 레이스인 월드 인듀어런스 챔피언십(WEC) 출전을 위해 개발된 하이퍼카의 실물 크기 모델로, 차량 곳곳에 태극기와 한글 '마그마' 로고를 새겨 한국적 정체성을 강조했다. 주황색에서 붉은색으로 이어지는 강렬한 그라데이션 외장 컬러는 마그마 브랜드가 가진 폭발적인 에너지와 속도감을 형상화했다.제네시스의 이러한 행보는 단순한 전시용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실제 트랙 위에서의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올해 초 이탈리아 이몰라에서 열린 WEC 개막전을 통해 화려하게 데뷔한 제네시스 레이싱 팀은 벨기에 스파-프랑코샹 대회에서 첫 포인트를 획득하며 기술력을 입증했다. 특히 이달 중순 열린 '르망 24시간' 레이스에서는 가혹한 주행 환경을 뚫고 완주에 성공하며, 전 세계 자동차 전문가들에게 제네시스의 내구성과 고성능 엔지니어링 역량을 각인시켰다.전시장 내 마련된 '마그마 레이싱 존'은 모터스포츠의 박진감을 일반 고객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관람객들은 심레이싱 장비를 통해 하이퍼카의 가상 주행을 경험하거나, 실제 레이싱 팀의 패독 클럽을 모티브로 한 라운지에서 브랜드의 철학을 공유받을 수 있다. 제네시스는 극한의 레이싱 현장에서 얻은 데이터와 기술적 교훈을 향후 양산차 개발에 적극적으로 반영하여, 일반 도로 위에서도 레이싱카 수준의 역동적인 주행 즐거움을 선사한다는 계획이다.제네시스는 이번 부산모빌리티쇼를 통해 GV60 마그마를 포함한 총 6대의 핵심 라인업을 전시하며 브랜드의 현재와 미래를 동시에 보여주었다. 대한민국이라는 뿌리를 기반으로 글로벌 럭셔리 시장에서 입지를 굳힌 제네시스는 이제 모터스포츠라는 새로운 시험대 위에서 브랜드 가치를 한 단계 더 높이려 하고 있다. 고성능 기술력과 감성적 가치가 결합된 마그마 라인업은 향후 전 세계 고성능 자동차 시장에서 기존 강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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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에어컨 유럽의 변심…폭염이 만든 ‘냉방권’ 논쟁유럽에서 오랫동안 기후위기의 주범처럼 여겨졌던 에어컨이 기록적 폭염 앞에서 다시 평가받고 있다. 탄소 배출과 과소비의 상징으로 비판받던 냉방기기가 이제는 노약자와 환자, 학생 등 취약계층의 생명을 지키는 필수 인프라로 거론되기 시작했다.프랑스에서는 에어컨 문제가 정치 쟁점으로 떠올랐다. 마린 르펜 국민연합 의원은 최근 폭염으로 사람들이 목숨을 잃는 현실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며,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병원과 요양원, 학교 등 취약계층이 머무는 시설부터 대규모 냉방 설비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현 정부와 좌파 진영이 공중보건 문제를 이념적으로 접근해 냉방시설 확충을 주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프랑스는 2003년 폭염으로 약 1만5000명이 숨진 아픈 기억을 갖고 있다. 하지만 에어컨 보급률은 여전히 낮다. 프랑스 환경전환청에 따르면 2025년 기준 주택 에어컨 보급률은 24% 수준이다. 2023년 18%에서 증가했지만, 아직도 주택 네 곳 중 세 곳은 에어컨이 없는 셈이다.낮은 보급률의 배경에는 문화적 인식이 있다. 프랑스에서는 인위적인 찬바람이 건강에 좋지 않다는 생각, 에어컨이 지구온난화를 부추긴다는 환경주의, 냉방을 미국식 과소비 문화로 보는 정서가 오랫동안 자리 잡아왔다. 파리처럼 오래된 건축물이 많은 지역에서는 문화유산 보호를 이유로 건물 외벽에 실외기 설치를 제한하는 규제도 있다.그러나 폭염이 반복되면서 이런 분위기는 흔들리고 있다. 반면 녹색당 등 좌파 진영은 에어컨 확대가 해법이 될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장뤼크 멜랑숑 ‘굴복하지 않는 프랑스’ 대표는 모든 곳에 에어컨을 설치하는 것은 탄소 배출을 늘려 피해를 키울 뿐이라고 주장했다.영국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비교적 서늘한 기후 탓에 에어컨 없이 여름을 보내던 영국은 최근 폭염이 잦아지면서 병원, 요양시설, 학교의 냉방 필요성을 논의하고 있다. 영국 기후변화위원회는 병원과 요양시설에는 2035년까지, 학교에는 2050년까지 냉방 설비가 필요할 수 있다고 권고했다. 보수당은 신규 주택에 에어컨 설치를 쉽게 할 수 있도록 건축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독일도 상황은 비슷하다. 기후위기 대응을 강조해온 독일에서도 이동식 에어컨과 선풍기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독일 내 에어컨 생산량은 2019년 18만1000대에서 2024년 31만7000대로 75% 증가했다.유럽이 에어컨을 다시 보기 시작한 것은 폭염 피해가 다른 지역보다 빠르게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는 유럽 평균기온이 1990년대 중반 이후 10년마다 약 0.56도씩 상승했다고 전했다. 이는 세계 평균의 두 배를 넘는 속도다.북극권과 가까운 지리적 조건도 영향을 미친다. 북극 해빙이 줄어들면 햇빛을 반사하던 흰 얼음이 사라지고, 어두운 바다가 더 많은 태양에너지를 흡수한다. 공기 질 개선도 역설적으로 온난화를 키웠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대기 중 미세입자가 줄면서 햇빛을 우주로 되돌려 보내는 차단 효과가 약해졌기 때문이다.유럽의 에어컨 논쟁은 단순한 생활가전 문제가 아니다. 기후위기를 늦추기 위한 탄소 감축과 폭염 속 생명을 지키기 위한 냉방권이 충돌하는 문제다. 한때 에어컨을 멀리했던 유럽은 이제 ‘냉방을 할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더 효율적이고 안전하게 냉방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단계에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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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선관위 개혁안 두고 당내 계파 충돌국민의힘이 지방선거 투표용지 누락 사태를 계기로 선거관리위원회에 대한 고강도 개혁을 추진하고 있으나, 당 내부에서는 각론을 두고 불협화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선관위의 신뢰가 바닥에 떨어졌다는 점에는 모두가 동의하지만, 재선거 실시 여부와 사전투표제 폐지 등 민감한 현안에 대해서는 지도부와 소속 의원들 사이의 시각차가 뚜렷하다.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가 가동된 지 일주일이 지났음에도 당의 공식 입장이 하나로 정리되지 않으면서 개혁 동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장동혁 대표는 건강 회복 후 복귀하자마자 지방선거 재선거 추진이라는 강경한 입장을 다시금 천명했다. 장 대표는 선거의 공정성이 훼손된 만큼 일부 지역에서의 재투표가 불가피하다는 논리를 펴고 있지만, 원내 지도부의 기류는 사뭇 다르다. 정점식 원내대표를 비롯한 다수 의원은 현실적인 행정 비용과 정치적 파장을 고려할 때 재선거는 불가능에 가깝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소장파 모임인 '대안과 미래' 역시 장 대표의 행보를 의원총회 결정을 뒤집는 해당행위라고 규정하며 강하게 반발했다.사전투표 제도의 존폐를 둘러싼 논쟁도 당내 갈등의 또 다른 축이다. 장 대표는 선관위 노조조차 사전투표 폐지를 언급했다는 점을 들어 본투표 기간 연장을 대안으로 제시하며 제도 폐지를 압박하고 있다. 야당이 사전투표 유지를 고집하는 배경에 의구심을 표하며 공세의 수위를 높이는 모양새다. 반면 당내 일각에서는 교대 근무자나 생업에 종사하는 유권자들의 투표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신중론이 만만치 않아 지도부 내에서도 온도 차가 감지된다.이런 가운데 당내 연구모임인 '정책2830'은 토론회를 열어 선관위 통제 장치 마련을 위한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며 중재에 나섰다. 최형두 의원은 주요 선진국들이 본투표 중심의 선거제를 운영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사전투표의 근본적인 재설계 필요성을 역설했다. 박형수 의원은 선관위원장의 상임화와 국회의 상시 감사를 골자로 하는 법 개정안을 제안하며, 헌법 개정 없이도 가능한 실무적인 제도 개선부터 착수해야 한다는 현실적인 해법을 내놓았다.현재 국민의힘이 유일하게 한목소리를 내는 지점은 야당 추천 인사가 배제된 특검 도입뿐이다. 하지만 특검 이후의 로드맵에 대해서는 재선거 실시파와 구조 개혁 우선파로 나뉘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이라는 대전제에는 이견이 없으나, 정작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적 청사진은 계파별 이해관계에 따라 파편화되어 있다. 이는 선관위 개혁이라는 거대 담론이 당권 향배와 맞물리며 정쟁의 도구로 변질되고 있다는 비판을 받는 이유이기도 하다.정치권 안팎에서는 보수 진영이 선관위 비판을 넘어 실현 가능한 개혁안을 조속히 도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검과 국정조사가 과거의 잘못을 파헤치는 과정이라면, 제도 개선은 미래의 선거 신뢰도를 확보하는 본질적인 작업이기 때문이다. 당 지도부가 내부 이견을 조율하지 못한 채 엇박자를 계속 낸다면, 선관위 개혁이라는 명분은 퇴색되고 야권의 역공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국민의힘은 이제 단일화된 개혁안을 통해 보수의 책임 있는 대안을 제시해야 하는 시험대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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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7.5 강진... 126년 만의 재앙베네수엘라가 126년 만에 닥친 역대급 강진으로 인해 최악의 공휴일을 맞이했다. 현지 시간으로 24일 저녁, 북중미 월드컵 경기에 열중하던 시민들은 불과 40초 간격으로 몰아친 두 차례의 강력한 진동에 공포에 떨며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미국 지질조사국에 따르면 이번 지진은 규모 7.2의 전진에 이어 규모 7.5의 본진이 연달아 발생한 것으로, 이는 1900년 규모 7.7 지진 이후 베네수엘라 역사상 두 번째로 강력한 위력을 기록했다. 지진의 여파는 국경을 넘어 브라질 아마존 지역까지 전달될 정도로 광범위했다.수도 카라카스는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시내 곳곳의 고층 건물이 종잇장처럼 흔들렸고, 북부 해안 도시 라과이라에서는 수십 채의 건물이 순식간에 붕괴했다. 특히 카라카스의 부촌으로 알려진 로스팔로스그란데스 지역에서는 22층 규모의 대형 건물이 무너져 내려 수많은 시민이 잔해 아래 갇히는 참사가 발생했다. 전력과 인터넷이 일시에 차단된 어둠 속에서 가족의 이름을 부르짖는 시민들의 비명이 거리를 가득 메웠으며, 여진을 두려워하는 주민들은 잠옷 차림으로 노숙을 자처하고 있다.현장의 목격자들은 이번 지진의 위력이 과거의 어떤 재난과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강력했다고 증언했다. 1967년의 대지진을 경험했던 노인들조차 이번 진동 앞에서는 아무것도 잡지 못한 채 무력하게 쓰러질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월드컵 중계를 시청하다 급히 대피한 시민들은 거리로 나온 뒤에야 비로소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았다. SNS를 통해 공유된 영상에는 외벽이 처참하게 뜯겨 나간 건물들과 무너진 집터 앞에서 망연자실해 하는 구조대원들의 모습이 담겨 긴박했던 당시 상황을 그대로 전했다.현재 피해 지역에서는 생존자를 구하기 위한 필사적인 사투가 벌어지고 있다. 카라카스 차카오 구를 중심으로 500여 명의 구조 인력이 투입되어 잔해를 헤치고 있으나 상황은 매우 열악하다. 수년간 이어진 경제난으로 의료 시스템이 붕괴 직전에 몰린 베네수엘라의 내부 사정상 기본적인 구호 물자조차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주요 도로가 폐쇄되고 통신망이 마비된 탓에 구호품 전달을 위한 물류 이동마저 차질을 빚고 있어 구조 작업은 더디게만 진행되고 있다.국제사회는 베네수엘라를 돕기 위해 즉각적인 움직임에 나섰다. 미국 정부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수색 및 구조팀과 의료 자원을 즉시 배치하기로 했으며, 과거 식민 통치국이었던 스페인 역시 형제 국가로서 모든 긴급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브라질과 칠레, 아르헨티나 등 인근 중남미 국가들도 연대 의사를 표명하며 구호의 손길을 내밀고 있다. 다행히 베네수엘라의 주력 산업인 원유 생산 시설은 지진의 직접적인 타격권에서 벗어나 경제적 치명타는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지진 발생 하루가 지났지만 베네수엘라 전역은 여전히 거대한 슬픔과 공포에 잠겨 있다. 구조대원들이 들것에 실어 나르는 부상자들의 행렬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무너진 건물 아래 잠든 생명을 구하기 위한 작업은 밤낮없이 계속되고 있다. 월드컵의 환호성이 비명으로 바뀐 그날 밤의 상흔은 베네수엘라 국민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 국제사회의 전폭적인 지원이 예고된 가운데, 베네수엘라가 이 사상 초유의 재난을 딛고 다시 일어설 수 있을지 전 세계가 숨죽여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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