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션샤인·도깨비 속 그곳…서울 한옥 명소 4곳

 봄기운이 절정에 달하는 5월, 복잡한 빌딩 숲을 벗어나 고즈넉한 전통의 미학을 만끽할 수 있는 서울 도심 속 한옥 명소들이 나들이객의 발길을 유혹하고 있다. 최근 서울관광재단은 바쁜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여유로운 휴식을 선사함과 동시에,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한국 대중문화 콘텐츠의 배경이 된 장소들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특별한 한옥 공간 네 곳을 엄선하여 대중에게 공개했다. 이 장소들은 저마다의 깊은 역사적 배경과 독창적인 건축 양식, 그리고 계절의 변화를 고스란히 담아내는 자연경관이 어우러져 방문객들에게 잊지 못할 경험을 제공한다.가장 먼저 추천 목록에 이름을 올린 곳은 북한산의 수려한 산세와 우이동 계곡의 맑은 물소리를 품고 있는 선운각과 봉황각이다. 1960년대에 건립되어 서울에서 가장 큰 규모의 민간 한옥으로 꼽히는 선운각은 현재 분위기 있는 카페와 야외 웨딩홀로 활용되고 있다. 이곳의 상징과도 같은 긴 돌담길은 인기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촬영지로 알려지며 수많은 관광객이 찾는 사진 명소로 자리 잡았다. 그 인근에 위치한 봉황각은 1912년 민족대표 33인 중 한 명인 손병희 선생이 건립한 곳으로, 화려한 장식 대신 나무의 자연스러운 결을 살린 소박한 건축미가 돋보이며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의 산실 역할을 했던 역사적 의미가 깊은 장소다.북촌 한옥마을 일대에서는 근대 한옥의 정수를 보여주는 백인제 가옥과 북촌동양문화박물관이 방문객을 맞이한다. 1913년에 지어진 백인제 가옥은 전통적인 한옥 구조에 유리창과 붉은 벽돌, 실내 복도 등 서양의 근대적 건축 요소를 과감하게 접목하여 생활의 편리함을 추구한 것이 특징이다. 이 독특한 분위기 덕분에 영화 '암살'과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 등 굵직한 작품들의 주요 무대로 등장하기도 했다. 북촌의 가장 높은 지대에 자리 잡은 북촌동양문화박물관은 다양한 고가구와 전통 소품들을 관람하며 차를 마실 수 있는 공간으로, 2층 테라스에 오르면 기와지붕의 물결 너머로 경복궁과 시내 전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탁 트인 조망을 자랑한다.종로 한복판에 자리한 운현궁은 조선 후기 왕실의 위엄과 일상적인 휴식이 공존하는 독특한 공간이다. 흥선대원군의 사저이자 고종 황제가 왕위에 오르기 전까지 유년 시절을 보냈던 이곳은 일반적인 양반가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거대한 규모와 궁궐에 준하는 격식 있는 건축 양식을 뽐낸다. 높은 담장 밖으로는 자동차와 인파가 쉴 새 없이 오가는 번화가지만, 문을 열고 경내로 들어서는 순간 도시의 소음이 사라지고 평온함이 찾아와 인근 직장인들의 훌륭한 휴식처가 되고 있다. 운현궁 뒤편에 위치한 서양식 건물 양관은 드라마 '도깨비' 등 여러 영상 매체의 배경으로 등장하며 젊은 층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성북동 골목길에 숨어있는 수연산방과 최순우 옛집은 과거 문인과 학자들의 고상한 취향과 예술적 영감을 엿볼 수 있는 곳이다. 1933년 소설가 이태준이 지은 수연산방은 사랑채와 안채를 하나로 합친 실용적인 구조의 개량 한옥으로, 과거 당대의 유명 문인들이 모여 문학을 논하던 사랑방 역할을 했다. 현재는 전통 찻집으로 운영되며 각종 영화와 예능 프로그램에 등장해 세대를 불문하고 많은 이들이 찾고 있다. 그와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미술사학자 최순우 선생의 옛집은 화려한 치장보다는 목재 본연의 질감과 간결한 선의 아름다움을 강조한 전형적인 한국적 미감을 보여주며, 마당에 심어진 다양한 나무들이 정갈한 분위기를 자아낸다.이처럼 서울 곳곳에 자리한 한옥 명소들은 단순한 과거의 유물을 넘어 현대인들과 호흡하는 생동감 있는 문화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다. 각 장소는 저마다의 독특한 스토리와 시각적인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어, 바쁜 도시 생활 속에서 잠시 쉼표를 찍고 싶은 이들에게 완벽한 도피처를 제공한다. 서울관광재단은 이번에 소개된 한옥 명소들이 봄을 맞아 나들이를 계획하는 시민들에게 전통 건축의 아름다움과 자연의 여유로움을 동시에 선사하는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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