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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급'으로 돌아온 김여정의 칼날은 어디로 향하나북한이 제9차 노동당 대회를 통해 김정은 총비서의 동생 김여정의 정치적 위상을 한층 격상시켰다. 당 중앙위원회 제9기 1차 전원회의에서 기존 당 부부장이었던 그를 장관급인 당 부장으로 승진시키고, 당의 핵심 의사결정기구인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다시 불러들였다. 이는 2021년 8차 당 대회에서 정치국에서 제외된 지 5년 만의 복귀로, 그의 역할 변화에 국제사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김여정의 이번 승진은 단순한 직위 상승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과거 남북미 비핵화 협상 국면에서 대외 총괄 역할을 맡았던 전례에 비추어 볼 때, 북한이 다시 그를 전면에 내세워 대외 관계, 특히 대남 및 대미 정책에 있어 새로운 국면을 모색하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북한이 남북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로 규정한 현시점에서 그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하지만 북한은 이번 인사 발표에서 김여정이 맡게 될 구체적인 부서는 공개하지 않아 다양한 관측을 낳고 있다. 그가 대남 담화를 주도해 온 점을 고려하면 통일전선부나 관련 신설 부서를 맡아 대남 사업을 총괄 지휘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는 역설적으로 북한이 대남 문제를 얼마나 비중 있게 다루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일 수 있다.반면, 그의 역할이 대외 분야에만 국한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과거 조직지도부와 선전선동부에서 활동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당 내부 기강을 다잡는 조직지도부장이나, 김정은 체제 공고화를 위한 이념과 정책 논리를 생산하는 선전선동부장을 맡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기존 조직지도부장이었던 조용원의 부장직 해임이 확인되면서 이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김여정의 역할 확대는 향후 4대 세습 구도를 공고히 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도 주목할 만하다. 그가 '백두혈통'의 상징성을 바탕으로 김정은의 후계 구도 안착을 위한 '후견인' 역할을 수행하며 내부 결속을 다지고 권력 안정화에 기여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는 김정은 유일 영도체계를 더욱 강화하는 조치로 풀이된다.이번 당 대회에서 김정은 총비서는 사업 총화 보고와 대회 결론에서 별도의 대외 및 대남 메시지를 내놓지 않았다. 이러한 전략적 침묵 속에서 이루어진 김여정의 부상(浮上)은, 북한이 향후 어떤 정책적 행보를 보일지 가늠할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다. 그의 입에서 나올 첫 메시지에 전 세계의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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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보러 가자" 영천에서 만나는 인생 여행지경북 영천시가 수려한 자연경관과 독특한 관광 인프라를 결합해 오감 만족형 관광 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최근 영천은 국내 두 번째 길이를 자랑하는 530미터 규모의 보현산댐 출렁다리를 새로운 랜드마크로 내세워 전국의 관광객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단순히 걷는 재미를 넘어 압도적인 규모와 아름다운 야경까지 갖춘 이곳은 이제 영천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필수 코스가 되었다.보현산댐 출렁다리는 영천 관광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랜드마크다. 총길이 530미터로 국내에서 두 번째로 긴 규모를 자랑하며 주탑 사이의 거리인 경간장은 350미터에 달해 걷는 내내 가슴이 뻥 뚫리는 듯한 개방감을 선사한다. 현수교 형식의 이 보도교는 보현산댐의 푸른 수면 위를 가로지르며 아찔한 스릴을 제공한다. 특히 주탑은 별의 도시 영천이라는 상징성을 담아 별을 형상화한 엑스자 구조로 설계되어 눈길을 사로잡는다. 출렁다리 주변에는 2킬로미터 이상 이어지는 수변 둘레길과 쉼터, 전망 포인트가 잘 갖춰져 있어 산책하기에도 안성맞춤이다. 해가 진 뒤 오후 9시까지는 화려한 야간 경관 조명이 불을 밝혀 낮과는 또 다른 로맨틱한 분위기를 자아낸다.봄이 오면 영천은 더욱 화사하게 변신한다. 영천 9경 중 하나인 영천댐 벚꽃 백리길은 높이 42미터, 제방 길이 300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영천댐을 둘러싼 환상적인 꽃길이다. 영천댐에서 보현산 천문과학관 인근까지 약 40킬로미터에 이르는 지방도를 따라 벚꽃이 끝없이 이어져 장관을 이룬다. 이곳은 단순한 평지 벚꽃길이 아니라 호수와 산이 어우러진 입체적인 풍광을 선사해 국내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 중 하나로 손꼽힌다. 호수 주변 도로를 따라 흩날리는 벚꽃 잎을 맞으며 달리는 기분은 그 어떤 여행지와도 비교할 수 없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한다.별의 도시라는 명성에 걸맞은 보현산 천문과학관도 빼놓을 수 없다. 해발 1124미터의 보현산 정상에는 우리나라 천문 연구의 산실인 한국천문연구원 보현산 천문대가 자리하고 있다. 이곳은 동양 최대 구경인 1.8미터 광학망원경 등 첨단 시설을 보유한 연구시설이다. 일반인이 연구시설을 직접 이용하기에는 제약이 있어 영천시는 천문대 아래 산기슭에 영천보현산 천문과학관을 조성했다. 이곳에서는 계절별 별자리 영상을 상영하는 돔 형식의 천체 투영관과 천체 전시실을 만날 수 있다. 특히 직접 망원경을 통해 밤하늘의 별을 관측할 수 있는 천체 관측실과 전문가의 강연이 열리는 시청각실은 아이들에게 우주의 신비를 체험하게 하는 최고의 학습 장이 되고 있다.역사와 설화에 관심이 있다면 화랑설화마을을 추천한다. 금호강 인근에 자리한 이곳은 신라 화랑과 관련된 지역 설화를 스토리텔링 기반 콘텐츠로 재구성한 복합 문화 관광단지다. 전시관에서는 화랑의 역사적 배경과 정신을 배울 수 있고 영상관에서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입체적인 미디어 콘텐츠로 설화를 흥미롭게 전달한다. 아이들이 직접 화랑이 되어 활쏘기나 국궁 체험을 하고 전통 의상을 입어볼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마련되어 있어 가족 단위 방문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단순한 관람을 넘어 몸으로 익히는 역사 교육의 현장인 셈이다.마지막으로 한국 영화사의 전설을 만나는 신성일기념관은 중장년층에게 향수를 자극하는 공간이다. 반세기 넘게 한국 영화계를 이끌어온 고 신성일 배우의 삶과 예술혼을 기리기 위해 건립되었다. 고인은 2007년 영천에 정착해 성일가를 짓고 여생을 보냈는데 그가 머물던 삶의 터전에 기념관이 들어서 의미를 더했다. 1960년대 청춘스타로 시작해 538편이라는 경이로운 필모그래피를 쌓아 올린 고인의 열정을 확인할 수 있다. 영화 포스터와 소장품 등을 통해 한국 영화의 황금기를 되짚어볼 수 있는 소중한 공간이다.이처럼 영천은 출렁다리의 스릴부터 벚꽃길의 낭만, 우주의 신비와 역사의 숨결 그리고 영화 같은 삶의 기록까지 모두 담아내고 있다. 가족, 연인, 친구 누구와 함께해도 만족스러운 여행을 즐길 수 있는 영천으로 이번 주말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수려한 자연 속에서 일상의 스트레스를 날려버릴 수 있는 다채로운 즐거움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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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월급만 안 올라' 생산자물가 5개월 연속 상승우리 경제의 기초 체력을 보여주는 생산자물가가 반도체 가격의 기록적인 폭등과 먹거리 가격 상승의 영향으로 5개월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월 생산자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6% 상승한 122.50을 기록하며 지난해 9월부터 시작된 상승 행진을 멈추지 않았다. 문제는 생산자물가가 통상 한두 달의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그대로 전이된다는 점이다. 안 그래도 팍팍한 서민들의 살림살이에 체감 물가 부담이라는 거대한 파도가 덮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이번 물가 상승의 가장 큰 주범은 다름 아닌 반도체였다. 공산품 전체 지수가 0.6% 오른 가운데 D램 가격은 전월 대비 무려 49.5%라는 수치로 치솟았다. 거의 절반 가까이 가격이 뛴 셈이다. 플래시메모리 역시 9.9% 상승하며 반도체 업황 회복이 물가에는 강력한 상승 압박으로 작용했다. 그동안 바닥을 기던 반도체 가격이 정상화되는 과정이라고는 하지만 물가 지수를 끌어올리는 화력만큼은 가히 파괴적이었다. 반도체가 포함된 컴퓨터와 전자 및 광학기기 지수는 물론 1차 금속제품까지 줄줄이 오르며 산업계 전반에 비용 부담을 안겼다.식탁 물가라고 해서 사정이 나은 것은 아니다. 농림수산품 물가는 전월보다 0.7% 상승하며 주부들의 한숨을 깊게 만들었다. 특히 겨울철 식탁 단골 메뉴인 호박 가격이 41.4%나 폭등했고 쇠고기 값도 6.8% 상승하며 육류와 채소를 가리지 않고 오름세를 보였다. 최근 대형 마트 등에서 한우 세일 행사를 대대적으로 열며 물가 잡기에 나섰지만 생산 현장에서 들려오는 물가 상승 소식은 여전히 매섭기만 하다. 장바구니를 든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이제 만 원 한 장으로 살 수 있는 게 없다는 탄식이 절로 나오는 상황이다.서비스업 분야 역시 주식 시장의 뜨거운 열기가 오히려 물가에는 독이 됐다. 최근 주식 투자 열풍과 시장 활성화의 영향으로 위탁매매 수수료가 15.2%나 급등한 것이다. 이로 인해 금융 및 보험 물가는 4.7%라는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며 전체 서비스업 물가 상승을 견인했다. 투자로 돈을 벌어보려던 서민들에게는 수수료 부담이라는 또 다른 지출 항목이 늘어난 셈이다. 반면 국제 유가의 하락세 덕분에 경유와 휘발유 등 석유 제품 가격은 각각 5.1%, 6.0%씩 떨어지며 물가 상승 폭을 그나마 일부 상쇄해 주었다. 기름값이라도 내려가지 않았다면 생산자물가의 수치는 더욱 처참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국내 공급물가지수와 총산출물가지수도 각각 0.3%, 1.3% 상승하며 우리 경제 전반에 물가 압력이 가중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원재료와 중간재 가격이 오르면서 기업들의 제조 원가 부담은 한계치에 다다르고 있다. 다만 자본재와 소비재 가격이 소폭 하락하며 최종재 물가가 전월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는 점은 불행 중 다행인 대목이다.이문희 한국은행 물가통계팀장은 이번 1월 생산자물가 상승이 주로 반도체와 1차 금속 등 중간재 물가 인상의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소비재 가격이 8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선 만큼 실제 소비자물가에 미칠 영향은 조금 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한 입장을 내놓았다. 하지만 기업들이 원가 상승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최종 제품 가격을 올리기 시작하면 소비자물가 폭탄은 언제든 터질 수 있는 시한폭탄과 같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번 생산자물가 발표를 두고 성토의 장이 열리고 있다. 반도체 잘 팔린다고 좋아했더니 내 컴퓨터랑 휴대폰 값만 오르게 생겼다거나 소고기는커녕 호박 하나 사기도 무서운 세상이라는 반응이 줄을 잇고 있다. 정부가 연초부터 물가 안정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발표했지만 생산 현장에서부터 시작된 강력한 물가 상승 압박을 어떻게 잠재울 수 있을지 정책 당국의 고민도 깊어질 전망이다.결국 생산자물가 5개월 연속 상승이라는 지표는 단순한 통계 숫자를 넘어 우리 일상의 위기를 예고하고 있다. 반도체발 물가 쇼크와 먹거리 가격의 불확실성 속에서 서민들의 가계 경제를 지킬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시점이다. 다음 달 발표될 소비자물가 지수가 이번 생산자물가의 파동을 얼마나 흡수했을지 전 국민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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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왕 잡자 '전쟁터'… 멕시코, 월드컵 비상지난 22일(현지시간), 멕시코 국가방위군은 제2의 도시 과달라하라 인근 자포판에서 대규모 군사 작전을 감행했다. 목표는 악명 높은 마약 조직 '할리스코 신세대 카르텔(CJNG)'의 두목, 네메시오 루벤 오세게라 세르반테스(일명 '엘 멘초')였다.미국 정보당국의 첩보를 바탕으로 진행된 이번 작전 끝에 엘 멘초는 사살됐다. 백악관이 멕시코군의 공로를 즉각 치하할 만큼 상징적인 성과였으나, 그 대가는 참혹했다. 수장을 잃은 카르텔 조직원들이 중무장한 채 거리로 쏟아져 나와 정부군을 향해 '피의 보복'을 감행했기 때문이다.이 과정에서 국가방위군 대원 25명이 목숨을 잃었고, 민간인을 포함한 전체 사망자는 최소 73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카르텔은 주요 도로를 봉쇄하고 차량에 불을 지르는 등 도시 기능을 마비시키는 '사보타주(파괴 공작)'를 벌이며 공권력을 무력화시키고 있다.문제는 이 혼란이 전 세계인의 축제인 월드컵을 코앞에 둔 시점에 터졌다는 것이다.개최지 중 하나인 멕시코에서의 경기가 예정된 한국, 콜롬비아, 우루과이, 스페인 등 참가국 축구 팬들 사이에서는 "경기를 보러 갔다가 목숨을 걸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빗발치고 있다.국제축구연맹(FIFA) 측은 "경기장 주변 치안에는 문제가 없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현지 상황은 낙관하기 어렵다. 카르텔의 영향력이 행정력을 압도하는 지역이 여전히 존재하며, 이번 사태처럼 언제든 대규모 유혈 충돌이 발생할 수 있는 '화약고'와 같기 때문이다.일각에서는 역설적으로 월드컵 기간에는 사태가 진정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멕시코의 거대 카르텔들은 단순한 범죄 조직을 넘어 지역 경제와 이권 사업에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 월드컵이라는 특수는 그들에게도 막대한 수익을 올릴 기회이기 때문에, 자신들의 '비즈니스'를 위해 스스로 폭력을 자제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하지만 수장을 잃은 조직의 분노가 어디로 튈지 모르는 상황에서, 멕시코 월드컵은 '축제'와 '공포' 사이에서 위태로운 줄타기를 이어가고 있다. 정부의 통제력 회복 여부가 이번 대회의 성공 개최를 가를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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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한 물’이라는 거짓말, 생수 산업의 민낯연간 300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한 병입생수 시장. 이 거대한 산업의 이면에는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를 넘어선 더 근본적인 위협이 존재한다. 바로 깨끗하고 안전한 물을 마실 권리, 즉 공공 수도 시스템 자체가 자본의 논리에 의해 잠식당하고 있다는 경고다.포틀랜드주립대 사회학 교수 대니얼 재피는 신간 ‘언보틀드’를 통해 이 문제를 심층적으로 분석한다. 불과 40년 전만 해도 소수의 사치품이었던 생수가 어떻게 전 세계인의 일상에 깊숙이 파고들어 식수 시장의 패권을 장악하게 되었는지, 10여 년에 걸친 현장 연구를 바탕으로 그 과정을 낱낱이 파헤친다.책이 가장 날카롭게 지적하는 부분은 거대 생수 기업들이 벌여온 ‘수돗물과의 전쟁’이다. 이들 기업은 교묘한 마케팅 전략을 통해 대중의 무의식 속에 수돗물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과 불신을 심었다. 공공 수도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자 사회적 투자는 줄어들었고, 이는 곧 수질 악화로 이어져 다시 생수 소비를 부추기는 악순환의 고리를 만들었다.미국 성인의 식수 44%가 병입생수라는 통계는 이 전략의 성공을 명확히 보여준다. 저자는 이것이 단순한 소비 패턴의 변화가 아니라, 수도 민영화보다 더 교묘하고 위험한 위협이라고 경고한다. 모두가 평등하게 누려야 할 공공재가 플라스틱병에 담겨 팔리는 상품으로 전락하는 순간, 물에 대한 접근권은 소득 수준에 따라 차별적으로 주어지는 특권이 된다.하지만 책은 절망적인 현실 고발에만 그치지 않는다. 거대 자본의 무분별한 지하수 착취에 맞서 싸워 승리한 캐나다, 미국, 브라질 등 지역 공동체의 사례를 조명하며 희망의 근거를 제시한다. 책의 제목 ‘언보틀드(Unbottled)’는 바로 이러한 ‘물 정의 운동’의 철학을 담고 있다. 상품이 된 물을 병에서 해방시켜 다시 모두의 공유재로 되돌리자는 강력한 선언이다.저자는 이제 행동의 주체로 정부를 호명한다. 생수 판매 기업에 재활용 책임을 강하게 묻는 용기 보증금 제도를 확대하고, 도시 계획 단계에서부터 공공 음수대 설치를 의무화하는 등 공공 수도 시스템 복원을 위한 과감한 정책을 촉구한다. 막대한 예산이 필요하지만, 잘 관리된 공공 상수도 시스템만이 모든 시민에게 가장 효율적이고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깨끗한 물을 공급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책은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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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후 혈당 잡는 가장 쉬운 습관, 레몬물 한 잔당뇨 관리의 핵심인 혈당 조절과 허기 관리를 일상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음료 레시피가 전문가를 통해 공개되어 주목받고 있다. 복잡한 식단 관리의 어려움을 덜어줄 수 있는 대안으로, 개인의 몸 상태에 맞춰 마시는 음료 조합이 핵심이다.아침 공복에는 자신의 장 상태에 따라 채소 주스를 선택적으로 섭취하는 방법이 제시된다. 평소 장 활동이 활발하고 배변이 잦은 편이라면 무, 우엉, 연근 등 뿌리채소를 5분 이상 삶아 만든 ‘뿌리 주스’가 적합하다. 반대로 배변 주기가 길고 변비 경향이 있다면 브로콜리, 케일 같은 잎채소를 활용한 ‘잎 주스’가 장운동을 돕는다.이 두 가지 주스에는 공통적으로 소량의 소금과 올리브유를 첨가하는 것이 특징이다. 채소 섭취로 인한 칼륨 증가에 맞춰 전해질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소금을 더하고, 올리브유 한 스푼으로 포만감을 높이면서 지용성 영양소의 흡수율을 높이는 원리다.공복감이나 식간의 허기를 건강하게 채울 수 있는 ‘베리 두부 셰이크’도 효과적인 대안이다. 블루베리, 두부, 각종 씨앗과 견과류, 달걀 등을 두유와 함께 갈아 마시는 이 셰이크는 탄수화물 섭취를 최소화하면서 단백질, 지방, 식이섬유를 균형 있게 공급해 혈당 스파이크 없이 포만감을 유지시켜 준다.식사 후에는 레몬을 활용한 물이 혈당 관리에 도움을 줄 수 있다. 2리터의 물에 레몬 한 개 분량의 즙을 짜 넣어 하루 동안 꾸준히 마시는 간단한 방법이다. 이는 레몬에 풍부한 구연산 성분 덕분이다.레몬의 구연산은 세포 내 에너지 대사 과정에 직접 관여하여 간과 근육의 기능을 활성화한다. 이러한 작용은 결과적으로 인슐린에 대한 신체 반응, 즉 인슐린 민감성을 개선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 식후 혈당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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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15% 일괄 관세', 브라질·중국에겐 뜻밖의 호재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야심 차게 추진하는 '전 세계 15% 일괄 관세' 정책이 정작 미국의 오랜 경쟁국인 중국과 브라질에 가장 큰 이익을 안겨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반면, 그동안 미국과 보조를 맞춰온 영국, 유럽연합(EU) 등 동맹국들은 오히려 더 높은 관세 장벽에 직면할 것으로 보여 정책의 아이러니가 부각되고 있다.이번 조치는 기존의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한 관세 부과가 미 연방대법원에서 위법 판결을 받자,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대체하기 위해 내놓은 카드다. 오는 24일부터 모든 국가에 일괄적으로 15%의 관세를 적용하는 것이 핵심으로, 기존의 복잡한 관세 체계를 단순화하겠다는 명분을 담고 있다.하지만 무역 연구기관인 세계무역경보(GTA)의 분석 결과는 트럼프 행정부의 의도와는 정반대의 결과를 예고했다. 새 관세 체제가 도입되면 브라질의 대미 평균 관세율은 13.6%포인트, 중국은 7.1%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예측됐다. 기존에 높은 보복 관세를 적용받던 국가들이 일괄 관세의 최대 수혜자가 되는 셈이다.베트남, 태국 등 미국의 무역 압박을 받아온 동남아시아 국가들 역시 반사이익을 얻을 전망이다. 의류, 가구 등 이들 국가의 주력 수출 품목에 대한 관세 부담이 줄어들면서 가격 경쟁력이 오히려 강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는 미국의 '아메리카 퍼스트' 기조가 의도치 않게 경쟁국들의 수출 활로를 열어주는 역설적인 상황을 만들고 있다.반면, 미국의 전통적인 우방들은 유탄을 맞게 됐다. 특히 영국은 기존 협상을 통해 확보했던 10%대의 상호관세율이 무력화되고 평균 관세율이 2.1%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보여 가장 큰 타격이 예상된다. EU 역시 평균 관세율이 소폭 상승하며, 회원국 중에서는 이탈리아와 프랑스가 상대적으로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이에 대해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새로운 관세 제도가 미국 산업을 보호하는 강력한 수단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동맹국들의 희생을 담보로 경쟁국에 이익을 안겨주는 이번 조치가 과연 국익에 부합하는지에 대한 논란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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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가 놀랐다, 신혜선의 한계를 넘어선 1인 다역배우 신혜선이 넷플릭스 시리즈 '레이디 두아'를 통해 또 한 번 자신의 연기 스펙트럼을 증명하며 화제의 중심에 섰다. 그녀는 극의 전체를 관통하는 미스터리한 인물 '사라킴'을 통해 복잡한 인간의 내면을 완벽하게 그려내며 작품의 몰입도를 극대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레이디 두아'는 진짜와 가짜의 모호한 경계 속에서 펼쳐지는 인간의 욕망과 이중성을 다루는 작품으로, 신혜선이 연기하는 사라킴은 이 모든 사건의 구심점 역할을 한다. 신혜선은 이 복합적인 캐릭터를 위해 냉철한 카리스마 뒤에 숨겨진 미세한 불안과 흔들림을 섬세하게 포착해냈다.그녀의 연기는 특히 클로즈업 장면에서 빛을 발한다. 대사 없이 오직 눈빛의 변화, 입꼬리의 미세한 떨림만으로 캐릭터가 느끼는 복잡다단한 감정의 파고를 시청자에게 고스란히 전달하며 감탄을 자아낸다. 이는 캐릭터에 대한 깊은 이해와 분석이 없이는 불가능한 경지다.극 중 대립 관계에 있는 이준혁과의 장면에서는 팽팽한 긴장감을 주도한다. 정확한 딕션과 절제된 톤으로 상대방을 압도하다가도, 위기의 순간에는 길어지는 호흡과 흔들리는 눈빛으로 캐릭터의 내적 붕괴를 표현하며 서사의 깊이를 더한다.무엇보다 이번 작품에서 신혜선은 사실상의 1인 다역을 소화하며 '배우'로서의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각각의 페르소나가 완전히 다른 인물인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목소리, 표정, 제스처까지 완벽하게 분리해내며 서사의 개연성을 스스로 만들어나갔다.이처럼 신혜선은 '레이디 두아'의 단순한 출연 배우를 넘어, 작품의 서사를 이끌고 완성하는 핵심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녀의 압도적인 존재감과 한계를 가늠할 수 없는 연기력은 작품 공개 이후 국내외 시청자들 사이에서 끊임없이 회자되며 뜨거운 호평을 이끌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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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살의 첫 올림픽, 허무하게 끝난 노도희의 눈물31살의 늦깎이 올림피언 노도희의 첫 개인전 도전이 불의의 충돌로 허무하게 막을 내렸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폐막일, 그녀는 오랜 시간 억눌러왔던 아쉬움과 고통을 개인 소셜미디어를 통해 쏟아내며 많은 이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대회가 끝난 뒤, 노도희는 장문의 글을 통해 올림픽을 준비하며 겪었던 마음고생을 털어놨다. 가장 큰 아쉬움으로 남은 것은 주종목인 여자 1500m 준결승이었다. 레이스 막판 다른 선수와의 충돌로 넘어지며 그대로 경기를 마쳐야 했던 순간을 떠올리며 "허무하게 힘도 못 써보고 끝나버렸다"고 토로했다.그녀의 아쉬움은 비단 개인전뿐만이 아니었다. 대회 첫 경기였던 혼성 계주에서 출전 의사를 밝혔음에도 "어려울 것 같다"는 코칭스태프의 판단에 경기에 나서지 못했고, 이에 "펑펑 울었다"고 고백했다. 메달을 향한 중요한 길목에서 함께 뛰지 못한 것에 대한 서운함이 묻어나는 대목이다.노도희의 글이 더욱 안타깝게 다가오는 이유는 그녀가 선수 생활 내내 겪어온 끔찍한 부상의 역사 때문이다. 척추 골절, 양쪽 무릎 인대 파열 등 선수 생명을 위협하는 심각한 부상을 수차례 겪어왔기에, 이번 충돌 후에도 "넘어진 것은 아무렇지도 않지만, 부상이 제일 나를 눈물 나게 한다"며 또 다른 부상에 대한 두려움을 드러냈다.이런 역경 속에서도 노도희는 여자 계주에서 값진 금메달을 목에 걸며 투혼을 불살랐다. 하지만 그녀는 마지막 개인전 경기가 남아있었기에 마음껏 기쁨을 누리지 못하고 감정을 억눌러야 했다고 밝혔다. 금메달의 영광 뒤에 숨겨진 개인의 아픔과 고뇌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숱한 좌절을 딛고 31세의 나이로 마침내 올림픽 개인전 무대에 섰지만, 불운과 아쉬움 속에 도전을 마감해야 했던 노도희는 "이번에 넘어진 거 아무것도 아니길"이라는 간절한 바람과 함께 자신을 향한 악성 댓글을 삼가달라는 호소로 글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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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관 공석 사태, 축구장 300개 면적 삼킨 함양 산불산불방지 총력 대응 기간에 발생한 산림청장의 음주운전 해임 사태로 지휘 체계에 공백이 생긴 가운데, 경남 함양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이 사흘째 이어지고 있다. 건조한 날씨와 강풍이라는 악조건 속에서 진화 작업은 난항을 겪고 있으며, 피해 면적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화재는 지난 21일 밤 함양군 마천면의 한 야산에서 시작됐다. 소방 당국은 즉시 진화에 나섰으나, 초속 10m가 넘는 강한 바람을 타고 불길이 빠르게 번졌다. 험준한 산악 지형까지 더해져 진화 대원들의 접근이 어려워지면서 불길을 잡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설상가상으로 이번 화재는 국가 산불 대응의 컨트롤 타워 공백 상황에서 발생했다. 김인호 전 산림청장이 화재 발생 바로 전날인 20일 음주운전 사고를 내 직권면직 되면서 지휘 체계에 구멍이 뚫린 것이다. 산불 특별대책기간에 벌어진 수장의 부재는 정부의 공직기강 해이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졌다.상황이 심각해지자 산림청은 22일 밤 산불 대응 단계를 2단계로 격상하고, 소방청은 국가소방동원령을 발령했다. 박은식 산림청장 직무대리가 현장 통합 지휘를 맡았으며, 전남과 전북 등 인접 지역의 소방 인력과 장비까지 총동원돼 밤샘 진화 작업이 펼쳐졌다.날이 밝자 헬기 51대와 진화인력 750여 명이 투입돼 총력전을 벌인 결과, 23일 오전 진화율은 58%까지 올랐다. 이번 산불로 현재까지 축구장 320여 개에 달하는 232ha의 산림이 소실됐으며, 인근 주민 160여 명이 긴급 대피했다. 다행히 아직 인명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김민석 국무총리는 신속한 주민 대피와 조기 진화를 지시했으며, 산림 당국은 가용 자원을 모두 동원해 주불 진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당국은 진화 인력의 안전을 고려하면서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불길을 잡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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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 '닮은꼴' 룰라 방한에 역대급 환대 펼쳐이재명 대통령이 21년 만에 한국을 국빈 방문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국경을 초월한 우정을 과시했다. 이 대통령은 노동자 출신으로 정치적 탄압을 딛고 정상에 오른 룰라 대통령에게 깊은 동질감을 표하며 역대급 환대를 펼쳤다.23일 청와대는 룰라 대통령을 맞이하기 위해 최고 수준의 의전으로 분주했다. 70여 명의 취타대와 전통의장대가 룰라 대통령 내외가 탑승한 차량을 호위했고, 280여 명의 장병이 도열해 장관을 이뤘다. 이는 2017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방한 당시와 견줄만한 수준의 예우다.이번 국빈 방한의 핵심 키워드는 두 정상의 '닮은꼴 인생'이다. 이 대통령은 10대 시절 공장에서 일하다 팔을 다쳤고, 룰라 대통령 역시 선반공으로 일하다 손가락을 잃었다. 정치적 고난을 겪었다는 공통점은 두 사람을 더욱 끈끈하게 만들었다. 이 대통령은 SNS를 통해 "나의 영원한 동지"라며 룰라 대통령을 환영했다.환영의 마음은 의상과 작은 행동 하나하나에도 깃들었다. 이 대통령은 브라질 국기를 상징하는 금색 넥타이를, 김혜경 여사는 초록과 노란색이 어우러진 의상을 착용했다. 공식 환영식에 앞서 포옹으로 인사를 나눈 두 정상의 모습은 단순한 외교 관계를 넘어선 깊은 유대감을 보여주었다.영부인들의 외교도 빛났다. 김혜경 여사는 호잔젤라 룰라 다 시우바 여사와 별도의 친교 시간을 갖고, 이틀 전 광장시장에서 함께 맞춘 전통 한복을 선물하며 한국의 미를 알렸다. 이는 양국 정상 부부 간의 개인적인 우정을 다지는 계기가 되었다.세심한 배려는 룰라 대통령 내외의 방한 일정 내내 이어졌다. 먼저 입국한 룰라 여사의 '글루텐 프리' 식단을 고려한 맞춤형 다과를 제공하고, 두 정상의 모습을 그려 넣은 특별 제작 케이크를 선물하는 등 감동을 자아내는 '디테일 외교'의 정수를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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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닉 온 다주택자들...정부, 대출 만기 연장 원천 봉쇄부동산 시장에 전례 없는 대출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임대사업자대출이 10조 원을 넘어서고 다주택자들의 주택담보대출 잔액 또한 수십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시장 전체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특히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자와 임대사업자에 대한 관행적인 대출 만기 연장에 대해 강력한 제동을 걸기 시작하면서 금융당국이 만기 연장 원천 중단을 포함한 강도 높은 규제책 마련에 착수했다.2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주거용 임대사업자 대출 잔액은 약 15조 4000억 원 규모다. 이 가운데 무려 67.5%에 해당하는 10조 3941억 원이 올해 안에 만기가 도래한다. 그동안 임대사업자대출은 자금 흐름에 큰 문제가 없다면 1년마다 관습적으로 연장해 주는 것이 금융권의 불문율처럼 여겨져 왔다. 하지만 이제 그 관행이 완전히 깨질 위기에 처했다. 여기에 2주택 이상 다주택자의 주담대 잔액 36조 4686억 원까지 합치면 이번 규제의 사정권에 들어오는 대출 규모만 무려 52조 원에 달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SNS를 통해 수년간 기회를 주었음에도 다주택을 해소하지 않고 버틴 이들에게 대출 연장 혜택을 주는 것이 공정한가라며 강하게 반문했다. 자가 주거용이 아닌 투자와 투기 목적으로 취득한 주택에 금융 혜택을 주는 것은 집값 안정이라는 국가적 과제에 어긋난다는 것이 대통령의 확고한 입장이다.금융당국이 검토 중인 개선 방안은 상당히 파격적이다. 기존에 이미 취급된 대출이라 할지라도 만기를 연장할 때는 신규 대출과 동일하게 담보인정비율(LTV) 0%를 적용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사실상 만기 연장을 원천 봉쇄하겠다는 의미다. 또한 임대소득 대비 이자 비용을 따지는 이자상환비율(RTI) 역시 연장 시점에 다시 산정해 심사 문턱을 대폭 높일 계획이다.문제는 5대 은행을 넘어선 2금융권이다. 상호금융과 저축은행 등은 상대적으로 대출 심사가 느슨했던 만큼 얼마나 많은 대출이 숨겨져 있는지 파악조차 어려운 실정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2금융권의 대출 규모를 아직 잘 모르는 폭탄과도 같다고 비유하며 긴장감을 드러냈다. 당국은 전 금융권에 대출 자료 취합을 요구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조만간 발표할 가계부채 관리방안에 구체적인 규제 내용을 포함할 예정이다.시장에서는 갑작스러운 대출 중단이 불러올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다. 대출금을 상환하지 못한 다주택자들이 급매물을 쏟아내거나 전세금을 돌려주지 못할 경우 세입자의 주거 불안정이 심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금융당국은 일정 기간을 두고 빌린 돈을 나누어 갚을 수 있도록 분할 상환이라는 퇴로를 열어주는 방안을 함께 검토 중이다. 이 대통령 역시 일거에 대출을 해소하는 것이 충격이 크다면 1년 내 50%, 2년 내 100%처럼 점진적으로 시행할 수 있다는 대안을 제시했다.금융권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은행연합회의 기존 리스크 관리 기준상 기취급 여신의 연기나 대환에는 현재의 규제 비율을 적용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이다. 과거 대출에 현재의 규제를 소급 적용하는 것이 소비자의 혼란을 가중하고 법적 논란을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과거 여러 대출 규제 당시에도 금융당국은 기존 대출 건에 대해서는 예외를 허용해 왔기에 이번 조치는 금융 시장에 상당한 파장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정부는 급격한 대출 축소에 따른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실거주 목적의 초장기 고정금리 상품 활성화 카드도 준비하고 있다. 민간 은행에서도 최장 30년 만기 고정금리 주담대를 출시할 수 있도록 청사진을 발표할 예정이다. 투기 수요는 확실히 잡되 실수요자는 보호하겠다는 투트랙 전략이다. 수십조 원의 대출 만기가 맞물린 이번 규제가 부동산 시장의 거품을 걷어낼 신의 한 수가 될지 아니면 예기치 못한 시장의 경색을 초래할지 온 국민의 시선이 금융당국의 입에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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