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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낡은 기차역의 가장 '힙'한 변신…울주 남창역, 문화로 재탄생

 기억 속으로 사라졌던 낡은 기차역이 문화와 예술의 옷을 입고 시민들 곁으로 다시 돌아온다. 울산 울주문화재단은 오는 4일부터 7일까지 열리는 ‘2025 울산문화박람회’에서 울주군 홍보관을 통해 ‘누구나 누리는 남창역 전성시대, 남창역 발상’ 프로그램을 선보인다고 밝혔다. 이 프로젝트는 2020년 새로운 남창역사가 들어서면서 폐쇄된 근대문화유산 남창역(등록문화재 제105호)의 역사적, 문화적 가치를 현대적으로 재조명하고, 잊혀가는 공간에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기 위해 기획되었다.

 

이번 프로그램의 핵심 콘셉트는 ‘세 가지 역(驛, 力, 易) 발상’이라는 독특한 아이디어에서 출발한다. 이는 과거 사람과 물자가 머무르고 이동하던 공간으로서의 ‘남창역(驛)’을, 그곳을 스쳐간 사람들의 노력과 열정의 ‘힘(力)’으로 기억하고, 여기에 새로운 상상력과 창조적 ‘변화(易)’를 더해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문화를 잇는 새로운 거점으로 만들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단순한 복원을 넘어, 공간에 얽힌 이야기를 재해석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려는 시도다.

 


박람회장에 마련될 울주군 홍보관은 이러한 콘셉트를 시각적으로 구현한 공간으로 채워진다. 옛 남창역의 독특한 건축 양식과 낡은 열차, 승객들로 붐볐을 대합실의 풍경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현해, 방문객들이 과거 역사의 추억과 향수를 느끼는 동시에 미래를 향한 새로운 열정을 발견할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이곳은 단순한 전시관을 넘어, 세대를 아우르는 복합적인 문화 체험 공간으로 기능할 예정이다.

 

홍보관 내부에서는 방문객의 오감을 만족시킬 다채로운 체험형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남창역에 얽힌 다섯 가지 이야기를 담은 ‘남창역N 스토리’ 책자, 상상력을 자극하는 과자 전시 ‘남창역N 예술’, 울주군의 명소를 여행하는 보드게임 ‘남창역N 놀이’, 추억을 새기는 ‘남창역N 새김’, 그리고 직접 남창역을 만들어보는 ‘남창역N Re:블록’ 등 세대별 맞춤형 프로그램이 가득하다. 특히, 울주 반구천의 암각화를 현대적으로 디자인한 ‘이음 열차’를 타고 울주의 과거와 현재를 잇는 감성 여행을 떠나는 ‘남창역N 여행’은 이번 프로그램의 백미로 꼽힌다. 이춘근 울주문화재단 대표이사는 “남창역이라는 문화자산을 시민의 일상 속 문화로 연결하고, 울주를 대표하는 문화콘텐츠로 성장시킬 가능성을 탐색하는 의미 있는 시도”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