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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럭셔리'로 Z세대 홀린다... 롯데가 숨겨온 마지막 카드의 정체는?

 롯데쇼핑의 패션 자회사 롯데지에프알(GFR)이 출범 이후 7년 연속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기 위한 승부수를 던진다. 다음 달 미국 애슬레저 브랜드 '스포티앤리치(Sporty & Rich)'를 정식 론칭하며 Z세대 소비자 공략에 나선다.

 

롯데지에프알은 지난해 8월 스포티앤리치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으며, 계약기간은 2029년 12월 31일까지다. 다음 달 1일 서울 송파구 롯데백화점 애비뉴엘 월드타워점 5층에 첫 매장을 열고 이후 오프라인 매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스포티앤리치는 비주얼 디렉터 에밀리 오버그가 설립한 브랜드로, 2015년 SNS에서 자신의 패션 스타일링을 소개하는 무드보드와 온라인 매거진으로 시작했다. SNS에서 먼저 인기를 얻은 후 의류 사업으로 확장되면서 Z세대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최근에는 아디다스, LA 다저스 등과 협업 컬렉션을 선보이며 글로벌 인지도를 높였다.

 

이 브랜드는 웰니스와 80~90년대 미국 클래식 스포츠 스타일에서 영감을 받은 스웨트 셔츠, 후디 등 애슬레저 의류를 주로 선보인다. '조용한 럭셔리' 트렌드에 맞는 미니멀한 로고 디자인과 편안한 핏이 특징이다.

 

롯데지에프알이 새 브랜드를 선보이는 것은 2022년 '캐나다구스' 이후 3년 만이다. 그동안 롯데지에프알은 비효율 브랜드를 정리하며 수익성 개선에 집중해왔다. 2018년 6월 롯데쇼핑이 패션 회사 엔씨에프와 롯데백화점 패션 사업 부문 글로벌패션을 통합해 출범한 롯데지에프알은 출범 이후 단 한 차례도 흑자를 내지 못했다.

 

롯데쇼핑은 당초 롯데지에프알을 수년 내 매출 1조원 규모의 회사로 키운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러나 실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매출액은 2019년 1,518억원에서 2021년 879억원까지 감소했다가 2022년 1,150억원으로 회복됐으나, 다시 2년 연속 감소해 지난해 1,006억원을 기록했다.

 


수익성은 더욱 심각하다. 롯데지에프알은 출범 이후 지난해까지 7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 중이며, 지난해 결손금은 883억원에 달한다. 이에 '카파' 등 비효율 브랜드를 정리할 수밖에 없었고, 현재는 캐나다구스, 겐조, 나이스클랍, 빔바이롤라, 까웨 등 5개 패션 브랜드와 화장품 브랜드 샬롯틸버리만 운영 중이다.

 

다행히 비효율 브랜드 정리를 통해 수익성은 조금씩 개선되고 있다. 2022년 194억원이었던 영업손실은 지난해 57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각 브랜드의 손상차손도 감소하는 추세다. 대표 여성복 브랜드 나이스클랍은 2023년부터 손상차손 처리를 하지 않고 있으며, 겐조의 손상차손은 2022년 22억원에서 지난해 10억원으로, 까웨는 2022년 24억원에서 지난해 6,770만원으로 크게 줄었다.

 

특히 까웨는 지난해 1월 글로벌 본사와 로열티 조건 변경 계약을 체결해 로열티 금액이 57만 달러 감소했다. 이는 롯데지에프알의 영업비용을 약 5억7,600만원 줄이는 효과를 가져왔다. 아이돌 그룹 몬스타엑스의 셔누가 브랜드 앰배서더로 글로벌 활약한 점이 본사 마케팅 자산으로 인정받아 로열티 조정이 가능했다.

 

그러나 롯데지에프알의 위기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유일한 화장품 브랜드인 샬롯틸버리가 지난해 상반기 한국법인을 설립해 직진출했다. 롯데지에프알은 여전히 백화점 매장 관리 등을 맡는 파트너로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내년 계약기간 종료 후 샬롯틸버리가 직접 한국 사업을 가져갈 가능성이 있다.

 

롯데지에프알 관계자는 "주력 브랜드들의 저변과 고객 접점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새롭게 선보일 신규 브랜드도 지속적으로 찾고 있다"고 밝혔다. 스포티앤리치를 시작으로 Z세대 공략에 나선 롯데지에프알이 7년 연속 적자의 늪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