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저널

'영양 끝판왕' 키위, 하루 한 알이면 비만·당뇨 걱정 뚝

 ‘배부른 영양실조’라는 말이 더 이상 과장이 아닌 시대가 됐다. 음식은 넘쳐나지만 정작 몸에 꼭 필요한 영양소는 부족한 현실이 지속되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7명은 비타민 C와 E 등 필수 영양소의 일일 권장 섭취량을 채우지 못하고 있다. 칼로리는 과잉인데 비타민·미네랄은 부족한, 이른바 ‘숨은 영양실조’가 확산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런 현상은 특히 가공식품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현대인의 식단에서 기인한다. 초가공식품 위주의 식단은 포만감을 주지만, 정작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영양소는 빠져 있는 경우가 많다.

 

한국영양학회에 따르면 2023년 우리나라 국민의 1인당 하루 과일 섭취량은 약 113g에 불과하다. 이는 10년 전보다 약 40% 가까이 줄어든 수치다. 그 결과 비타민 C, E와 같은 항산화 영양소는 물론, 엽산·식이섬유·미네랄 등 다양한 영양소 섭취가 권장량을 크게 밑돌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식사의 양’을 중요시하지만, 전문가들은 이제 ‘식사의 질’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섭취한 칼로리보다 어떤 영양소를 얼마나 균형 있게 섭취했는지가 건강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주목받는 것이 바로 ‘영양소 밀도’ 개념이다. 영양소 밀도란 일정한 열량(100kcal)을 기준으로 얼마나 많은 영양소가 포함되어 있는지를 수치로 나타낸 것이다. 예를 들어, 몸에 좋다고 알려진 사과의 영양소 밀도는 3.6, 오렌지는 14.4인 반면, 썬골드키위는 무려 26.7로 측정됐다. 이는 동일한 열량을 섭취했을 때 키위가 사과나 오렌지보다 훨씬 더 많은 필수 영양소를 공급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런 이유로 키위는 대표적인 ‘밀도 푸드’로 꼽힌다.

 

중앙대학교 식품영양학과 신상아 교수는 최근 열린 ‘영양소 밀도 중심의 건강한 식단 연구 발표’ 간담회에서 “식재료는 풍부하지만 한국인의 비타민 및 미네랄 섭취는 여전히 부족하다”며 “이러한 영양소 결핍을 해소하기 위해선 키위처럼 영양소 밀도가 높은 과일의 섭취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한국영양학회의 연구에 따르면, 평소 식단에 키위 한 알을 추가했을 때 전 연령대에서 비타민 C, 엽산, 식이섬유, 비타민 E 등의 섭취량이 의미 있게 증가했다. 특히 비타민 C의 경우, 키위 한 알만으로도 하루 권장 섭취량을 충족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실제로 썬골드키위 한 알(100g)에는 비타민 C가 152㎎ 들어 있어 성인 하루 권장 섭취량(100㎎)을 단번에 채울 수 있다. 비타민 C는 우리 몸에서 자연적으로 생성되지 않아 반드시 음식으로 섭취해야 하며, 면역력 향상·피부 건강·항산화 작용 등 다양한 기능을 담당한다. 비타민 C 결핍은 피로, 잇몸 출혈, 면역 저하 등 다양한 증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탄수화물 위주 식사를 하는 현대인들은 이 비타민을 제때 섭취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키위는 체중 관리와 대사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한국영양학회 연구에 따르면 키위를 꾸준히 섭취한 사람들은 체질량지수(BMI), 허리둘레, 혈압, 공복혈당, 중성지방 수치가 전반적으로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비만과 당뇨, 고혈압 등 대사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시사한다. 특히 키위의 혈당지수(GI)가 낮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일반적으로 GI 수치가 55 이하일 경우 저혈당식품으로 분류되는데, 썬골드키위는 48, 그린키위는 51로 모두 해당 기준을 충족한다. 혈당이 천천히 오르는 덕분에 당뇨병 환자도 안심하고 섭취할 수 있다는 의미다. 뉴질랜드의 한 연구에서는 식빵과 키위를 함께 먹었을 때, 식빵만 먹었을 때보다 혈당 상승폭이 16% 낮았다는 결과도 발표됐다.

 

단, 키위는 갈아서 먹기보다는 껍질째 반으로 잘라 스푼으로 퍼먹는 식으로 섭취하는 것이 좋다. 키위를 갈아 마시면 소화와 흡수가 빨라지면서 혈당이 급격히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식사 전 30분 정도에 키위를 먹는 습관을 들이면 자연스럽게 과식을 줄이고, 소화에도 도움이 된다.

 

이처럼 키위는 하나의 과일로 다양한 영양소를 공급하고, 질병 예방에도 긍정적 효과를 발휘하는 고밀도 식품이다. 필수 영양소 부족으로 고생하는 현대인들에게 있어, 단순한 간식이 아닌 ‘건강한 식사 전략’의 핵심이 될 수 있다. 영양이 결핍된 풍요 속에서, 키위 한 알이 전하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이제는 ‘얼마나 먹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먹느냐’가 건강의 기준이 되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