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IZ
경남, 빚 없이 전 도민 '10만원' 지급
경상남도가 최근 발발한 미국과 이란의 전쟁으로 인한 글로벌 경제 위기와 내수 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모든 도민에게 1인당 10만원의 긴급 생활지원금을 지급하는 '통 큰' 결단을 내렸다. 이번 지원은 단순한 현금 살포가 아닌, 지방채 발행 없이 강도 높은 재정 혁신을 통해 마련된 재원이라는 점에서 '건전 재정'과 '민생 안정'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20일 경남도청에 따르면, 박완수 경남지사는 전날 브리핑을 통해 '경남도민생활지원금' 지급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박 지사는 "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로 유가 급등과 원자재 가격 상승 등 대외 경제 불확실성이 최고조에 달했다"며 "도민들의 지갑이 닫히고 소상공인들의 한숨이 깊어지는 상황에서, 지역 경제의 모세혈관인 골목상권에 긴급 수혈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지원금의 지급 대상은 지난 4월 18일 기준 경상남도에 주민등록을 둔 모든 도민이다. 여기에는 내국인뿐만 아니라 지역 사회의 일원인 외국인 결혼이민자, 영주권자는 물론 미성년자까지 모두 포함되어, 수혜 인원은 약 32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지원금은 지역 내 소비 촉진이라는 취지를 살리기 위해 현금이 아닌 지역사랑상품권 또는 선불카드 형태로 지급된다. 1인당 지급액은 10만원이다.
신청 기간은 오는 5월 1일부터 6월 30일까지 두 달간이며, 주소지 관할 주민센터(행정복지센터)를 방문해 신청하면 즉시 수령할 수 있다. 혼잡을 막기 위해 시행 초기에는 출생 연도에 따른 '5부제'나 '요일제'가 적용될 가능성도 있다.
사용 기한은 7월 31일까지로 제한된다. 약 3개월이라는 짧은 기간 내에 소비를 유도해 단기간에 경기 부양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기한 내 사용하지 않은 잔액은 자동 소멸되어 국고로 환수된다.
사용처 역시 철저히 지역 소상공인 위주로 제한된다. 전통시장, 동네 슈퍼마켓, 음식점, 미용실 등에서는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지만, 지역 자금의 역외 유출 우려가 있는 백화점, 대형마트, 기업형 슈퍼마켓(SSM), 그리고 유흥업소 등에서는 사용이 불가능하다.
이번 지원금 지급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재원 조달 방식이다. 통상적인 지자체의 현금성 지원이 지방채 발행을 통해 미래 세대에 빚을 떠넘기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던 것과 달리, 경남도는 "빚을 내지 않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박완수 지사는 "그동안 경남도가 견지해 온 건전 재정 기조 덕분에 도민생활지원금 지급 여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도는 이번 지원금 마련을 위해 실효성이 낮거나 관행적으로 집행되던 사업, 성격이 유사한 중복 사업 등을 과감히 정리하는 고강도 세출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이를 통해 약 3,200억 원 규모의 재원을 지방채 발행 없이 순수 도비로만 마련한 것이다.
앞서 경남도의회 역시 지난달 초, 재난이나 경기 침체 등 사회·경제적 위기 상황에서 도지사가 한시적으로 민생지원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하는 조례를 제정하며 법적 근거를 마련해 힘을 보탰다.
경남도의 이번 결정은 대외 리스크로 인한 경제 충격을 선제적으로 방어하고, 재정 건전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복지 정책을 펼치는 새로운 모델이 될 것으로 보인다. 5월부터 풀리는 3,200억 원의 자금이 얼어붙은 경남 지역 경제에 다시 온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