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
일제 침략의 진실을 알린 '유럽의 독립군' 서영해, 그가 남긴 유물의 정체는?

국가유산청은 6월 12일 '독립운동가 서영해 관련 자료'를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등록했다고 발표했다. 서영해(본명 서희수, 1902년 출생)는 독립운동가이자 작가, 언론인으로 활동했던 인물이다. 그는 1929년 프랑스 파리에 고려통신사를 설립하고, 대한민국 임시정부 외교 특파원 등의 역할을 수행하면서 유럽 각국에 일제의 침략 실상을 국제 사회에 알리는 데 힘썼다.
이번에 등록된 자료는 총 323건 686점으로, 현재 부산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이 자료들은 서영해가 대한민국임시정부의 일원으로서 한국 독립을 위해 펼친 다양한 외교 활동을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사료들이다. 구체적으로는 독립 선전활동을 보여주는 고려통신사 관련 문서, 대한민국임시정부 요인들과 주고받은 서신과 통신문, 서영해가 집필한 소설과 수필(에세이), 기사 등 각종 저술 자료와 그가 사용했던 타자기 등의 유품이 포함되어 있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서영해와 김구(백범) 선생 사이에 오간 편지들이다. '서영해 편지, 백범 선생님 앞'과 '백범 편지, 서영해 선생에게'라는 제목의 서신들은 당시 독립운동가들 간의 교류와 협력 관계를 보여주는 귀중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한편, 국가유산청은 한국 희곡사 및 공연사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김우진 희곡 친필원고'에 대해서도 국가등록문화유산 등록을 예고했다. 근대 희곡과 연극 평론 분야의 대표적 인물인 김우진이 직접 작성한 <두덕이 시인의 환멸>, <이영녀>, <난파>, <산돼지> 총 4편의 작품 원고가 그 대상이다. 현재 이 원고들은 목포문학관에 소장되어 있다.
김우진의 희곡 원고들은 1910~1920년대 일본 신파극이 한국 연극계를 지배하던 시기에 그러한 흐름과 결별하고, 서구 근대극을 주체적으로 수용하려 했던 노력을 보여준다. 이 작품들은 식민지 현실을 냉철하게 바라보며 한국 근대극의 새로운 시대를 열고자 했던 작가의 시대 정신이 반영되어 있다. 또한 언어사, 생활사, 문화사, 사회사, 경제사 등 다양한 학문 분야에서 연구 자료로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국가유산청은 "이번에 등록한 '독립운동가 서영해 관련 자료'에 대해 해당 지방자치단체, 소유자(관리자)와 함께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관리와 활용이 이루어지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등록 예고된 '김우진 희곡 친필원고'에 대해서는 "30일간의 등록 예고 기간 동안 수렴한 의견을 검토해 문화유산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최종 등록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문화유산 등록은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과 근대 문화예술 발전에 기여한 인물들의 업적을 재조명하고, 관련 자료를 체계적으로 보존하여 후대에 전승하기 위한 중요한 조치로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