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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성장'한 대한민국, '아내'와 '어머니'는 성장 못했다

 지난해 합계출산율(여성 한 명당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이 역대 최저수치로 떨어졌다. 아이러니하게도 지난해는 코로나19 이후로 결혼한 이들이 가장 많은 해였다. 출산의 기본적인 요건으로 여겨지곤 하는 결혼은 해도, 아이를 낳을 계획은 없다는 뜻이다.

 

이는 육아휴직 등 있는 제도도 자유롭게 쓰지 못하는 경직된 직장문화가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아무리 정부 측에서 막대한 돈을 투자해 저출산을 해결하려 해도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사회'가 되지 않는 한은 해결 방안이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고용노동부가 실시한 '일·가정 양립 실태조사'에 따르면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는 곳은 52.2%, 전혀 사용할 수 없는 곳은 20.4%였다. 육아휴직을 사용하지 못하는 이유는 '동료 및 관리자의 업무 과중'이 42.6%로 가장 많아, 사용할 때 눈치를 보며 쓰는 상황이다.

 

심지어 통계청의 '2023 상반기 기혼여성 고용 현황'에 따르면 기혼여성 17%가 경력단절이었고, 이 중 42%는 육아로 퇴사했다고 답했다. 어떻게 육아휴직을 사용한다고 해도 육아휴직이 아닌 '육아퇴사'가 되어버리기 일쑤인 것이다.

 

이에 해외 언론인 BBC는 "지난 50년간 한국경제가 빠르게 성장했고 고등교육을 받은 여성들이 노동시장으로 진출했지만 '아내'와 '어머니'의 역할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고 분석하며, 이외에도 과도한 사교육비와 주거비 부담 등을 원인으로 지목했다.